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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가뭄의 또 다른 여파, 낙타 살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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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08 10:50
수정 2020-01-08 14:06

[애니멀피플]
극심한 가뭄 속에 인간과 물을 두고 경쟁

낙타는 5km 밖에서도 물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한 마리가 3분만에 200ℓ의 물을 마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현지 시간으로 1월8일부터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북서부 지역에서 야생화한 낙타 1만 마리 살처분 작전이 시작된다고 호주 ABC 뉴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서 낙타들이 떼 지어 다니며 너무 많은 물을 먹어치우고 말썽을 부리기 때문이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환경 당국은 현재 1만 마리의 야생 낙타가 무리를 지어 물을 찾고 있다고 추정한다. 낙타는 건조지대의 토착 식물들을 먹어치워 사막화를 가속할 뿐만 아니라 물 관련 시설들을 망가뜨리고 있으며, 사람들에게도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낙타는 5km 밖에서도 물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한 마리가 3분만에 200ℓ의 물을 마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낙타떼가 마을까지 찾아와 물을 먹기 위해 물탱크 등의 급수 시설을 망가뜨리고 울타리를 부수거나, 집으로 들어오려고 하고 냉각기에서 나오는 조금의 물이라도 먹으려고 에어컨 설비를 망가뜨리기까지 한다.

이 때문에 폭염 속에서도 사람들은 낙타 무리가 침입할까 두려워 문도 열지 못하고 에어컨도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생기고 있다. 낙타가 죽으면서 귀중한 수자원을 오염시키는 일도 있다. 이들이 가뭄을 견디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죽는 것을 동물복지 차원에서 내버려두기 어렵다는 것도 살처분의 한 이유다.

오스트레일리아 도로의 낙타와 웜뱃(wombat), 캥거루 주의 표지판. 게티이미지뱅크

또한 낙타를 없애면 이들이 온실가스인 메탄을 배출하는 것도 줄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에 의하면 낙타 한 마리는 1년에 45kg의 메탄가스를 방출하는데, 이것은 이산화탄소 1t에 해당하는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낙타 1백만 마리는 차량 40만 대에 맞먹는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평소 낙타는 광활한 건조지역에 작은 무리로 흩어져 있지만 극심한 가뭄을 겪으면서 이들이 거대한 무리를 이루고 있어 이들을 사살하기 더 쉬운 상황이 되었다. 전문적인 엽사가 헬리콥터를 이용해 앞으로 5일 동안 낙타를 사살할 계획이다.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낙타를 사살하고 사체는 몇 주일 동안 마르도록 두었다가 소각하거나 매립할 예정이다.

호주 내륙의 건조지역에서 사는 호주 원주민들은 오랫동안 낙타를 관리하며 판매해 수익을 올리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가뭄이 극심해지면서 떼 지어 몰려다니는 이들을 더는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낙타 개체 수를 조절하는데 동의했다.

호주에는 낙타가 살지 않았으나 대륙 중앙부의 광활한 건조지역에서 운송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1840년경부터 인도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낙타를 들여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원래 호주에는 낙타가 살지 않았으나 대륙 중앙부의 광활한 건조지역에서 운송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1840년경부터 인도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낙타를 들여왔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사람의 손에서 벗어나 야생화했는데, 건조하고 황량한 대륙 중앙부 환경에 잘 적응한 낙타 숫자는 꾸준히 불어났다.

낙타 숫자가 늘어나면서 사는 지역도 호주 중앙부에서 외곽으로 점점 영역이 확대되고, 목초지나 농경지까지 접근하며 사람과 충돌하는 일이 늘고 있다. 게다가 근래 들어 호주에서 가뭄이 심해지면서 물을 찾으려는 낙타 때문에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2009년과 2013년 사이에 호주 중부에서 16만 마리의 낙타를 사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꾸준히 숫자를 늘려 현재 120만 마리에 달하고 있다. 낙타 개체 수를 조절하지 않으면 8~10년마다 숫자가 두 배로 급속히 늘어난다고 한다.

마용운 객원기자·굿어스 대표 ecolia@hanmail.net">ecoli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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