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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펫숍’은 어떻게 파양견 팔아 돈을 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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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05 14:43
수정 2020-06-08 18:13

[애니멀피플] 전직 신종펫숍 운영자 인터뷰
수백·수천만원에 이르는 파양비 “부르는 게 값이었다”
무료입양 미끼로 고객모아...파양견 대신 강아지 판매

신종펫샵에 파양된 강아지들이 견사에 머물고 있다. 애니멀피플 자료사진
“오빠가 숨진 뒤 반려묘들을 맡길 곳이 없어 위탁 문의를 했어요. 전화로는 비용이 대략 50만원이라고 했는데, 막상 방문 상담을 가니 입양이 잘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평생 보호비 천만원을 요구하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지불했어요.”

“상담을 가자마자 아이를 만지더니, 갑자기 심장사상충에 감염됐다며 치료비와 중성화 비용을 요구했어요. 도저히 키울 형편이 안되어서 200만원을 주고 보냈는데 중성화 수술은 했는지, 치료는 잘 받았는지 확인을 할 수 없었어요. 금방 다른 가정으로 입양 갔다고 하더라고요.”

‘안락사 없는 요양보호소’를 내세우며 파양된 반려동물을 맡아준다던 신종 펫샵이 논란이다. 이들 업체는 동물을 맡기는 사람들에게 보호비·치료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돈을 요구하는 한편, 위탁받은 동물을 또다시 돈을 받고 되팔았다. 일반 펫숍처럼 번식장에서 태어난 어린 동물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의 업체는 전국 12개 지점을 갖춘 ㄷ업체로 연매출 수백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ㄷ업체는 어떻게 단기간에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걸까. 이곳에서 3년간 일했던 전직 펫숍 운영자와 직원을 <애니멀피플>(애피)이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한 언론사의 보도에서는 파양 동물이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위탁동물인 진돗개가 펫숍 옥상 화장실에 있는 모습.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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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양비는 상황 따라, 사람 따라 부르는 게 값”

지난달 26일 <애피>를 만난 제보자 ㄱ씨는 ‘보호소’ 이미지가 펫숍의 성공요인이었다고 강조했다. ㄱ씨는 2017년부터 ㄷ업체에서 일하며 최근 폐업한 지점 2곳을 운영했는데, 하루 평균 1~3마리 일주일에 10~20마리의 파양동물이 자신이 관리하는 지점에 맡겨졌다고 했다. 전체 지점으로 치면 매월 200~300마리가 맡겨지는 셈이다.

ㄱ씨의 말을 종합하면, ㄷ업체는 동물을 키우지 못하게 된 파양인이나 구조동물의 보호를 원하는 사람들로부터 동물을 위탁받으며 입소비용을 청구했다. 비용은 최소 30~40만원에서 시작됐지만, 평균은 수백만원이었고, 많게는 2000만원까지 비용이 오르기도 했다. 몸무게와 나이, 질병·장애 유무를 따져 산정한 ‘파양책정기준비’가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ㄱ씨는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부르는 게 값이었다”고 말했다.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는 문구로 위탁동물 사업을 홍보 중인 한 신종 펫숍 광고. 인터넷 갈무리.
ㄱ씨는 ㄷ업체가 사람들의 죄책감과 책임감을 영업에 이용했다고 꼬집었다. ㄱ씨는 “펫숍에서 ‘선수’라고 불리는 영업담당 직원이나 지점장이 비용 이야기를 한다”며 “‘그냥 집에서 키울 때도 한 달에 10만원은 들어가지 않냐’ ‘몇 년 사룟값이라고 생각하면 큰 금액이 아니다’고 달랜 뒤, 10만원씩 36개월, 48개월 카드 할부를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동물에 대한 애정·애착이 큰 사람에겐 더 많은 비용을 청구했다. ㄷ업체의 전 직원 ㄴ씨는 “위탁자가 상담을 하다가 눈물을 보이면, 금액을 더 부른다”고 말했다.

유기동물을 개인이 구조해 위탁하는 경우도 높은 파양비가 책정됐다. 검진비, 치료비, 미용비 등의 항목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액의 보호비가 청구됐지만, 위탁인의 80%는 그 자리에서 ㄷ업체에 동물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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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견이 개농장에? ‘보호소 회전율’ 높이기 경쟁시켜

ㄷ업체는 수익창출을 위해 직원들에게 파양된 동물의 재입양을 압박했다. 위탁비용을 받았더라도 동물을 오래 위탁하는 건 펫숍 입장에선 부담이기 때문이다. ㄱ씨는 “일단 파양동물은 돈이 되니까 다 받는다”면서 “파양인에게는 위탁비를, 재입양인에겐 입양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ㄷ업체 대표는 직원들에게 ‘보호소 입소 회전율’을 높이라고 강조했다. ㄷ업체 대표는 “보호소방 못 만들면(재입양 못시키면) 보호소 청소하게 될 것이다” “입양률 실적 안나오면 직원들 조정하겠다” 등의 말로 단체대화방을 통해 직원들에게 실적 압박을 가했다.

업체 대표는 전 지점의 직원이 들어가 있는 SNS 단체 방에서 위탁동물 매출을 압박하거나, 빠른 입양을 지시했다. 제보자 제공
파양비·입양비 매출에 따라 직원의 급여도 출렁였다. ㄴ씨는 “기본급을 제외한 성과급이 이 매출에 따라 정해졌다. 파양비는 40만원부터 시작이지만 마리당 100만원 가까이 평균을 내라고 했다”며 “빨리 재입양을 보낼수록 이익이니, 입양을 무분별하게 권하고 막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양이 어려운 개체의 경우, 오히려 펫숍에서 재입양자에게 10~20만원의 금액을 지원하고 분양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동물단체 동물자유연대가 애피에 제공한 ‘신종 펫숍 피해사례 유형별 모음’을 보면, 무분별한 입양을 통한 부작용은 심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5월 초부터 신종 펫숍과 관련한 피해 사례를 모으고, 파양 동물과 관련한 펫숍의 영업 실태 조사를 벌여왔다. 이들이 정리한 피해 사례는 △파양 동물의 소식을 알 수 없음 △파양신청 철회가 받아들여지지 않음 △건강하다고 했으나 질병이 있었음 △유기동물을 보러 갔는데 새끼 분양을 유도함 등으로 크게 4종류로 구분됐다.

위탁동물을 보러 온 소비자에게 새끼 동물의 분양을 권하는 영업도 이뤄졌다. 애니멀피플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34건의 피해 가운데 위탁동물의 추후 소식을 알 수 없다는 사례가 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아픈 동물을 그냥 분양한 사례도 6건이나 있었다. 이 가운데는 개인 사정으로 파양한 개가 싼값에 입양됐다가, 유기견 보호소나 개농장에서 발견된 극단적 사례도 포함되어 있었다. 입양자가 재파양을 할 경우에도, 펫숍 보호소로 되돌아가게 되면 추가의 입소비용이 청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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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내라”…‘사각지대’ 파고든 영업전략

ㄱ씨는 파양 동물이 ‘미끼상품’ 역할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펫숍이라기보다 보호단체라는 믿음을 가지고 온다. 그러다보니 위탁뿐 아니라 경매장에서 데려온 강아지들도 믿고 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ㄷ업체는 위탁동물을 무료분양 받기 위해 온 사람들에게 같은 건물에 있는 새끼 동물 입양을 권하는 영업을 하기도 했다. “소비자를 속이는 것과 똑같아요. 인터넷에는 작고 예쁜 강아지 사진 올려놓고 ‘책임위탁 분양’이라고 홍보를 해요. 전화로 문의하면, 직접 매장에 와야 한다고 하죠. 가서 보면 애들은 없어요. 무료분양이라고 해서 온 가족이 왔는데 마음에 드는 강아지는 없고, 그러면 애들이 울고 토라지니까, 강아지라도 입양을 하게 되는 거예요.”

ㄷ업체는 보호 중인 동물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입장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ㄱ씨는 “입장료 수익 또한 상당하다”며 “입장료만으로도 월세랑 인건비 충당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달 26일 <애피>가 방문한 ㄷ업체의 한 보호소는 ‘보호소를 보러 왔다’고 하자 8천원의 입장료를 요구했다. ㄷ업체 직원은 “최초 방문시에 입장료가 발생한다. 국가지원을 안 받는 사설보호소이기 때문에, 후원금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아이들 사료나 의료비에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여러 층을 나누어 쓰고 있는 해당 펫숍에서는 위탁동물 보호소와 어린 새끼들을 파는 매장을 따로 두고 운영하고 있었다. 애니멀피플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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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보호소의 법적 지위 부여 등 관련법 정비해야

하지만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ㄷ업체의 영업방식은 위법이 아니다. 현행법상 ‘동물판매업’은 동물을 ‘구매’해 판매, 알선 또는 중개하는 영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 사례처럼 사육 포기동물을 ‘돈을 받고’ 데려오는 경우를 관리할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일 발간한 ‘파양 동물 관련 영업의 확산과 문제점’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신종 펫숍 영업에 대한 관련 규정 미비를 지적하고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 국가가 관리하지 않고 있는 사육 포기, 파양 동물을 이용한 이러한 업태가 추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았다.

2019년 국내 반려동물 양육률은 26.4%에 달하는 가운데, 유기동물 또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인 13만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겸역본부, 2019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 2021년 2월부터 반려동물의 유기행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만큼, 정부나 공적 영역에서 실질적인 파양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시에는 이러한 파양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동물자유연대는 가가 관리하지 않고 있는 사육 포기, 파양 동물을 이용한 이러한 업태가 추후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게티이미지 뱅크
동물자유연대 박선화 선임활동가는 “신종 펫숍의 난립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은 해당 영업을 금지하는 것이다. 영리 목적의 파양 및 입양중개를 금지하고, 이와 함께 ‘보호소’라는 명칭을 비영리단체 등 일반적인 의미의 보호소만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법률로 사설보호소를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ㄷ업체는 ㄱ씨의 폭로가 가맹점 계약해지에 따른 음해라고 반박한다. ㄷ업체는 “현재 언론에서 논란이 되는 파양견의 열악한 보호실태는 ㄱ씨가 근무했던 지점에서 벌어진 일이다. 일시적으로 관리가 안 된 사진을 찍어 악의적으로 유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양견 입양 피해사례에 대해서는 “입소 시에 신청한 분에 한해서 입양 전후에 대한 정보 열람을 신청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탁견 입양시에는 입양전 심사기준표를 작성하게 하고, 충분한 상담을 통해 진행하는 등 회사 내에서 선정한 재파양 안전성을 구축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러 고액의 위탁자들도 있다. 앞서 언론에서 논란이 됐던 위탁비 2천만 원의 사례는 6마리의 고양이로, 5개월째 잘 보호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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