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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 “반려동물 매매 법으로 금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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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29 10:19
수정 2020-06-29 11:20

[애니멀피플] 포스트 코로나19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묻다 ⑥ 마지막회
“돈 주고 사니 귀하게 안 여겨...빨리 법으로 금지할 필요”
“개식용 문제는 합의 이뤄야…‘불법 처벌받는다’ 인식 확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선제적이고 대중적인 동물 정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재명 도지사가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도청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고양이 입양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원/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대증 요법은 성공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의 고민과 준비는 없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놓은 코로나19 사태의 정부 대응에 대한 중간 평가다.

그는 26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사 집무실에서 <애니멀피플>과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이라며, 인간-동물 관계에서도 생명 존중의 문화가 확산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특히 “반려동물 매매를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며 유력 정치인으로선 처음으로 유기견을 양산하는 반려동물 번식, 유통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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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대하는 정부의 자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확산 일로다. 얼마나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나?

“감염력과 속도 면에서 전례가 없다. 당분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이 병원체와 영구적으로 동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공존하면서 살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2차 파도’도 이미 예상했던 바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한국이 지연작전에 성공한 것이지 근본적 대책을 만든 게 아니다.”

―경기도의 병상이나 인력은 여유가 있나?

“전체 환자 중 중증 환자는 전체의 2~3% 수준이라서, 대다수는 생활치료시설에서 가능하다. 현재로선 가용병실도 253개(전체의 43.6%)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방역으로 전환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방역 수칙이 강화됐고, 집합 제한·금지 명령은 더 많이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정확히는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건데, 그렇게 하려면 일상생활과 경제 활동에 물리적 규제를 해야 한다. 아직 그 정도 단계는 아니다.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꺼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정부의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신뢰를 바탕으로 통제가 가능하다.”

이재명 도지사는 “감염병이 안 생기게 하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원/이종근 기자
―경기도 북부에서는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유행이다.

“다행히 지난해 10월 이후 돼지 농장 발생이 없다. 군대로 치자면 초토화 작전인 예방적 살처분까지 했는데, 농민들과 공무원들의 참여와 노고가 컸다. 하지만 야생 멧돼지 폐사체의 발견 지점이 계속 남하한다. 이미 농가 지점 밑으로 내려가 있어서, 조금만 경계를 흩트리면 언제든 확산할 수 있다.”

―시장, 도지사로서 감염병과 싸우면서, 지방·중앙 정부의 부족한 점을 느꼈겠다.

“세계가 하루 생활권이 됐고, 도시화, 밀집화되면서 감염병이 유행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 메르스 때의 경험으로 코로나19는 잘 대응했다. 하지만, 대증 요법을 잘한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부족했다. 감염병 사태에서는 우리가 정규전을 하고, 상대는 게릴라전을 한다. 적이 안에서 발생한다. 감염병이 안 생기게 하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은 공공 의료체계를 확충하고, 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감염병에 대한 연구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행정가로서 어려움은 없나?

“감염병은 발생하면 피해가 너무 크다. 차라리 발생하지 않도록 투자하는 게 비용적으로도 저렴한데, 표시가 안 난다. 예방하는 것은 낭비로 보이고, 사태에 닥쳐서 대응하는 것은 필요비용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방적 투자를 하려면 행정이 신뢰를 받아야 한다. 경기도는 12만명 정도 풀링검사(다수의 검체를 모아서 검사한 뒤, 양성이 나오면 개별 검사하는 방식)를 한다. 공장이나 회사에게 비용 절반을 지원한다. 나중에 감염자를 발견해 추적하고 치료하는 비용을 따지면 손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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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했던 모란시장 개 도축 시설 폐쇄

―동물 문제로 들어가 보자. 성남시장 때 모란시장의 개 도축시설을 없앴다. 이해관계자가 대립하는 사안이라 과거의 단체장도 섣불리 손대기 힘들었는데?

“사실 동물보호 차원에서 시작한 게 아니다. 모란시장은 전국 최대의 민속 오일장인데, 개 도축 때문에 이미지가 안 좋았다. 전국의 살아있는 개 3분의 1이 여기서 도축됐다. 모란시장을 살리고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한 것이다. 둘째는 잔인하고 가혹한 문화를 줄여보자는 차원이었다. 그런데 ‘개를 길러 잡아 파는 것’ 자체는 합법도 불법도 아닌 비법의 영역에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막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바람직하지는 않다. 그래서 강온 전략을 병행했다. 불법 행위는 단속해서 처벌하는 한편 전업 기회를 마련하였다. 그러니 서서히 바뀌었다. 준비 작업까지 포함해 3~4년 걸렸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양쪽에서 성남시를 욕했다. 동물단체에서는 성남시가 불법을 방치한다고 주장하고, 상인들은 동물단체에 휘둘린다고 맞섰다. 내가 모란시장 하면서 생각이 바뀐 것도 있다. 처음에는 경제적인 게 주된 이유였는데, 두 번째 목적인 교육·문화적 가치에 눈을 뜨게 됐다. 동물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의 생명도 존중하지 않는다. 그 뒤 동물보호 전문가도 채용하고, 길고양이 급식 지원도 했다.”

경기 모란시장에 개들이 전시되어 있다. 개 도축 시설은 성남시와 환경정비협약을 통해 모란시장에서 철수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 4월 대법원이 개 전기도살이 불법이라고 판결 직후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의 개농장을 단속했다. 그 뒤, 동물학대를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블로그를 올렸다.

“지난해 봄, 육견협회(식용견 사육 단체)가 경기도청 앞에서 개농장 단속에 항의하는 집회를 했다. 과격하게 단속하면 개를 풀어놓겠다고 했는데, 나는 풀어놓는 건 좋은데 책임은 묻겠다고 했다. 며칠 뒤 개농장 단속이 이뤄졌다. 그런데 법 위반 사항이 없더라. 옛날에는 눈에 보는 데서 개를 지지고, 보이는 앞에서 도살하고 그랬다. 요즈음에는 제보를 받아서 급습하면, 시각의 차이인 경우도 많다. 제보하는 쪽은 동물보호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현장을 확인하면 불만스럽긴 한데 위반이라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내 것이라고 해서 생명을 함부로 다루면 처벌받는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한 거다. 그것만으로도 중요한 변화이다.” (▶▶관련 기사 ‘“전기봉 없어요?”…도살 흔적을 찾아라’)

―모란시장 문제를 해결한 지자체장으로서, 식용견 문제의 해법에 대한 지혜를 듣고 싶다.

“핵심 의제는 두 개다. 개 식용 금지 그리고 반려동물 매매 금지다. 장기적으로 두 가지 다 필요하다. 개 식용 문제는 제도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지 논쟁을 통해 어느 단계에서 시민적 합의를 이룰 거라 본다. 너무 적대적으로 가면 쌍방이 양보할 수 없다. 대화하며 대안을 만들고 합의해야 한다. 이미 (법을 지키면서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있고, 상당 부분 축소됐다.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먹고살 다른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반려동물을 돈을 주고 사니까 귀하여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펫숍에서 판매되고 있는 강아지. <한겨레> 자료사진
―반려동물 매매 금지는?

“반려동물을 돈을 주고 사니까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너무 쉽게 사고 버린다. 반려동물 매매 행위를 법률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 개 식용과는 달리 빨리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농촌 지역으로 나가면 도시와 전혀 다른 반려동물 문화가 존재한다. 마당개 중성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시골에는 개를 마당에 묶어놓고 키운다. 대책 없이 새끼를 낳아 번식하면 유기견이나 야생개의 유입 통로가 된다. 환경과 보건위생은 물론 생명존중의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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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반려견을 입양한다면…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시가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입양한 유기견 ‘행복이’가 논란이 됐었다.

“유기견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서, 성남시에서 공식 입양해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주변에서 관심도 많아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됐다. 절정은 내가 성남시에서 경기도로 오면서 버리고 왔다는 주장이었는데, 개인이 입양했으면 내가 데려오면 된다. 그런데 행복이가 성남시 소유의 공적 자산이어서, 그게 안 됐다. 그래서 경기도로 소유권을 이전하려고도 해봤는데, 지자체간 자산 이동이 복잡하더라. 무료로 못 주게 되어 있었다. 정치적 논란이 커지니까, 카라에서 차라리 파양하자고 했고, 지금은 다른 곳에 재입양 가서 산다.”

―행복이랑 친했나?

“먹지도 못할 것 먹이고… 그렇게 자라다 구출된 개였다. 건강이 안 좋고 트라우마 때문에 공격적 성향이 있어서 행동교정도 받았다. 집에 데려가서 양배추 삶아주곤 했다. 보통 리트리버는 사람 옆에 순하게 붙어 있는데, 행복이는 제 마음대로 돌아다녔다. 나중에는 너무 힘이 세서 데리고 다니기 너무 힘들었다. (웃음) 최근에 사진을 보내줬는데, 잘살고 있더라.”

성남시장 재직 시절, 행복이와 포즈를 취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성남시 제공
―대통령이나 단체장의 유기견 입양이 ‘현실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견해와 ‘바쁜 일상을 봤을 때 개의 복지에 좋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대통령도 사생활이 있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유기동물 입양을 운동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운 거지. 선도적인 행동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캠페인이나 운동의 차원에서?

“그렇다. 내가 다음에 할 때는 개인이 하는 건지 기관이 하는 건지 분명히 해두고, 힘센 대형견 말고 성격 좋은 중형견 정도를 입양했으면 좋겠다.” (웃음)

―경기도 유기견 대책은?

“유기동물 보호소를 가능한 직영화 하려고 한다. 고양, 용인, 수원, 가평, 양평 등 5개 지자체가 직영 센터를 운영하고, 경기도는 화성에 도우미견 나눔센터와 여주 반려동물 테마파크가 있다. 도우미견 센터 옆에는 고양이 입양센터가 설계에 들어갔다.”

―여러 동물 정책을 대중화시켰다. 애착이 가는 정책이 있다면?

“행정이 도식화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게 반려동물 놀이터다. 반려동물 놀이터에 시설이나 규모, 용도 지역 등 기준을 만들면 쉽게 만들 수가 없다. 반면, 성남시는 많이 만들었다. 하천 산책로나 공원, 산 등에 말뚝 박고 울타리만 치면 350만원밖에 안 들어간다. 개들은 목줄 없이 뛰어놀 공간만 있으면 된다. 적은 돈으로 많은 사람이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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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존중, 중요한 의제 될 것이다

―경기도에는 가축행복농장제가 있는데?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현대의 밀집 사육 시스템은 동물을 키운다기보다는 고기를 만드는 거다. 동물도 행복하고 인간도 건강하자는 취지의 제도다. 농수산식품부에서 하는 동물복지 농장은 인증 요건이 매우 엄격하다. 그래서 경기도는 그 전 단계로 행복농장을 지정해 지원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 동물복지 농장이 되도록 돕는다.”

―코로나19 사태로 변화가 클 것 같다.

“가장 큰 변화는 경제에서 올 거다. 디지털 경제의 확산 속에서 비대면 접촉이 뉴노멀이 되지 않겠나? 그동안 약탈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자연환경이 건강한 삶을 위한 토대라는 생각으로 바뀔 것이다. 생명존중도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다. 이제 좀 더 크고 길게 멀게 새롭게 봐야 한다.”

지난 2월8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관련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을 찾아 체온 측정 등을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마지막으로 하나만. 시장, 도지사 일이 재밌나?

“세상을 공정하게 만드는 게 내 꿈이다. 어떤 자리에서든 불공정을 공정으로 바꾸려고 했다. 그래서 판검사 대신 변호사를 했던 거고, 그다음에는 시민운동을, 그다음에는 정치로 넘어왔다. 시민단체 비상근 대표를 할 때, 상근 실무자 한 명에 연 예산이 2300만원이었다. 성남시장이 되니까 상근 인력이 3000명에 예산이 2조원이더라. 지금은 1만5000명, 예산 30조원의 경기도지사를 하고 있다. 법이 금지하는 않는, 세상에 필요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재미있지 않을 수 있겠나.”

수원/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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