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민속박물관은 임동권(83) 중앙대 명예교수가 기증한 2만여장의 사진을 정리해 <월산 사진으로 민속을 말하다>를 세권으로 펴냈다.
임 교수는 민속학 1세대 학자로, 1940년부터 시작해 60여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사라져가는 민속자료를 채집·기록하고 강릉단오제, 은산별신제, 강강술래 등을 발굴해 문화재로 지정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임 교수가 기증한 사진은 1951년 충남 예산의 차동고개 장승과 솟대를 시작으로 기증 직전인 2004년까지 50여년에 걸친 민속현장을 기록한 것들이다.
광고
1권은 임 교수의 삶과 학문세계, 한국 민속학사 관련 사진과 이와 관련된 임 교수 구술이 실렸다. 2권에는 그가 발굴한 강릉단오제, 은산별신제와 지역별 전통놀이 사진과 관련 구술이, 3권에는 지역별 민간신앙과 솟대, 장승, 신목, 터주 등의 사진을 추려 실었다.
그는 1권에 수록된 인터뷰에서 “민속학은 현장을 중시하는 학문이다. 현장을 가장 생생하면서도 간편하게 기록하는 것이 사진이다. 다른 사람한테 현장을 전달하는 데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광고
광고
사진 속 대상은 특징을 잘 보여주는 위치에서 잡혔고, 가깝게 찍힌 사람들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아 임 교수와 이물없는 사이임을 보여준다. 얼굴이 긁힌 무녀사진 등 문화재 지정에 얽힌 비화와, ‘꿩 대신 닭’ 등 민속과 속담에 얽힌 뒷얘기가 쏠쏠하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