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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돌아온 오세훈, 서울 부동산 무엇부터 손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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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08 09:24
수정 2021-04-09 02:44

‘오세훈 시장’ 서울 부동산 정책 전망
민간중심 재건축·재개발 주도 예상 속 한강변·일반주거 층수 완화
1년짜리 임기에 한계 직면 제기도…국토부 “기조 흔들리지 않을 것”

지지자들 환호에 인사하는 오세훈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에서 열린 마지막 거리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인사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7일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지형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오 당선자가 자신의 공약대로 민간 주도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비롯한 각종 규제 완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보임에 따라, 공공주도 개발을 내세운 정부의 ‘2·4 주택공급 대책’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커졌다. 또 정부·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뚜렷하게 확인된 민심이반을 수습하기 위해 기존 부동산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되짚어보고 보완을 위한 궤도 수정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강변 35층 규제 완화될 듯

8일 부동산 업계 말을 종합하면, 오 당선자는 취임과 동시에 시민들에게 공약했던 서울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빠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 당선자의 주택공급 관련 핵심 공약은 민간 중심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 통한 18만5천호 공급, 도심 저층 주거지 내 타운하우스 3만호 공급, 과거 장기전세주택을 계승한 ‘상생주택’ 7만호 공급 등이다. 이를 위해 한강변 35층 규제 폐지를 비롯해 국토계획법보다 낮게 설정된 서울시 주거지역 용적률을 상향하고 일반주거지역(2종) 7층 이하 규제도 없애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민간 중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를 나선다고 해도 내년 6월까지 1년 남짓 임기가 남은 시장이 독단적으로 규제 완화를 밀어붙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주민 동의율, 건물 노후도 등을 점수화해 정비사업 여부를 결정짓는 ‘주거정비지수제’ 완화 등 오 후보 공약 가운데는 시장이 나설 경우 손쉽게 고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주거지역 용적률 상향, 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이하 규제 폐지 등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한 핵심 규제는 변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욱 세종대 교수(건축공학과)는 “임기 2년인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을 시장이 마음대로 교체할 수는 없어 대규모 재정비 계획 등을 함부로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시의 의지가 강하고 지역의 민원이 큰 사안인 경우 거듭된 심의를 거쳐 통과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공공개발을 전제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는 한강변 35층 규제에 대해선 어떤 방식으로든 규제 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공정비사업 동력 떨어질 수도

서울시내에서 2025년까지 32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한 정부의 ‘2·4 공급대책’ 가운데 공공정비사업은 오 당선자의 정책 구상과 충돌하면서 추진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공이 직접 시행하거나 조합과 손잡고 진행하는 재개발, 재건축 등 공공재정비 사업에 참여할 지 여부는 어디까지나 조합원(토지주)들의 뜻에 달려 있고 사업 제안과 인허가 등 행정 절차는 시가 아닌 구청에서 대부분 이뤄진다. 그러나 오 당선자가 민간 중심의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고 나서는 가운데 내년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게 변수다. 이에 따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규제가 풀리기를 기다렸다가 민간 사업으로 진행하자는 의견과 2·4대책에 따른 공공 방식이 낫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충돌하면서 노후 단지 곳곳에서 조합원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도심 주택공급의 또 다른 축인 역세권과 저층 주거지 등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은 새 시장 취임 이후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정부가 제공하는 용적률 등 도시규제 인센티브가 파격적이어서 시장이 바뀐 서울시라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고, 해당 구청의 의지와 토지주들의 동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서울 은평구 등 4개 구의 제안을 받아 21곳(2만5천호)을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한 바 있으며, 이들 지역은 사업진행 시 토지주 수익률이 민간사업에 견줘 평균 29.6% 높아지는 등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오 당선자가 공약했던 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고(7층) 규제 폐지, 저층 주거지 내 연접한 노후주택의 타운하우스 개발 등을 밀고나갈 경우에는 저층 주거지 내 토지주들이 공공개발과 민간개발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가능성은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부 “핵심기조 흔들리지 않을 것”

정부와 여당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시민들에게 고개숙이며 사과했던 ‘세밀하지 못한 주거정책’에 대한 반성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야 할 처지가 됐다. 박영선 후보가 공약했던 공시가격 상승폭 제한 등을 포함해서 등 돌린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책 보완과 궤도 수정이 검토될 전망이다. 박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막바지에 9억원 이하 주택의 공시가격 인상률이 10%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해 집 한 채 정도를 보유한 서민·중산층의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와 장기 무주택자 등의 내 집 마련이 좀 더 쉽도록 주택구입자금, 중도금 대출 등을 폭넓게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퇴진하는 등 당분간 당이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여, 당정이 그간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하고 재정비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와 주거복지 확충, 시장 안정화 등 주택정책 핵심 기조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2·4 공급대책도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서울시와도 긴밀하게 협의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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