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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트럼프 나오면?…‘미·일 동맹’ 미래 불안감 커지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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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14 18:50
수정 2020-01-15 02:41

60살 안보조약에 기대 번영한 일본
‘미국 우선’ 앞세운 트럼프 보며
“영원한 동맹 없다” 인식 확산
“조약 탓 대미의존도 과도해져
미국 영향력 쇠퇴 대비” 목소리도

1960년 미-일 안보조약 체결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들이 도쿄에 있는 국회의사당을 둘러싸고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미-일 동맹의 발전을 기쁘게 생각한다. 동맹이 계속 강고해지기를 기원한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조지 슐츠(99)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맞아 13일 ‘미국과 일본 간의 상호협력 및 안전보장 조약’(이하 미-일 안보조약) 체결 60주년을 축하하는 덕담을 건넸다. 일본 정부는 미-일 안보조약 60주년을 맞는 오는 19일 기념행사를 열어 축하할 예정이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패전 뒤 일본의 경제적 번영과 안전보장의 토대였던 미-일 안보조약의 미래에 대해서는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본인이 적지 않다.

자위대 간부 양성 교육기관인 방위대학 교장을 지낸 이오키베 마코토는 지난해 10월 열린 일본국제정치학회에서 “일-미 동맹은 영원하다고 막연히 생각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사람이 나온다면 그렇지도 않다. 영원한 동맹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지난 13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신문은 학계의 중진인 이오키베처럼 미-일 동맹을 중시했던 사람들에게서 최근 미-일 동맹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가 1960년 체결한 미-일 안보조약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의 발효와 함께 미국과 일본이 맺었던 안보조약을 개정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기시는 태평양전쟁 당시 에이(A)급 전범 용의자로 수감됐으나 미국의 점령 정책 변화에 따라 정계에 복귀해 총리까지 올랐던 인물로, 자민당 내에서도 우파적 성향이 강했던 인물이다. 기시는 미국과 이전보다 대등한 관계를 만들고 싶어 했으며, 60년 새 안보조약에 미국의 일본 방위와 이에 따른 일본의 협력을 규정한 조항을 넣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 누리집

전후 최대 일본 시민운동인 ‘안보조약 반대 투쟁’ 속에 체결된 미-일 안보조약은 이후 일본이 미국에 안보를 의지하는 대신에 경제발전을 하는 토대 중 하나가 되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기준 국외 주둔 미군 17만4천명 중 최대인 5만5245명을 일본에 주둔시키는 등 일본 기지를 군사적으로 크게 활용했다.

미-일 안보조약은 초기에는 일본 내 미군기지 제공 의무가 강조됐으나, 미국의 영향력 쇠퇴와 함께 미국의 자위대 역할 강화 요구가 점점 강해졌다. 일본도 미국의 요구에 응답하면서 자위대 역할과 활동 범위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기시의 외손자인 아베 총리는 2015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안보법제 제·개정안을 통과시켜 자위대 활동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반면, 한편으로는 미-일 동맹 강조 외교정책은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가 무기 구매 요구 등 각종 요청을 받아들여야 하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일본 보수파는 미-일 안보조약에 기반을 둔 미-일 동맹이 일본 외교의 기본이며, 중국 견제를 위해서라도 미국과의 관계는 필수라고 본다. 다만 미국의 영향력 쇠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경우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미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이 공격받아도 일본은 소니 텔레비전으로 지켜볼 뿐”이라고 말한 점 등도 일본의 불안을 부추긴다. 민주당 정권 때 외무상을 지냈으며 당내 우파로 꼽혔던 마에하라 세이지(현 국민민주당 소속)는 14일 실린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미-일 안보조약에 대해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가 명확해졌고, 소련의 세계전략에 대항했다는 의미가 크다. 아주 좋은 개정이었다. 반면, 대미 의존도가 과도해진 마이너스 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 미-일 안보조약 60주년 연표

△1945년 8월 15일= 일본 항복

△1951년 =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일본과 미국 간 안전보장 조약’(옛 미-일 안보조약) 체결

△1958년 = 기시 노부스케 총리 안보조약 개정 추진

△1960년

-1월 ‘일본과 미국 간 상호협력 및 안전보장 조약’(신 미-일 안보조약) 체결

-6월 ‘안보조약 반대 투쟁’ 격화 속 국회에서 조약 통과

△1970년 = 안보조약 유효기한 10년 경과 이후 자동 연장 중

△2010년 = 안보조약 개정 50주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미-일 동맹의 세계적 규모 협력 강조

△2014년 = 오바마 미국 대통령 “센카쿠열도 안보조약 적용 대상” 발언

△2015년 아베 신조 정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안보법제 제·개정안 강행 통과

△2020년 = 미-일 안보조약 개정 6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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