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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단독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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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3-06 22:31
수정 2016-03-07 17:07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최근 사안마다 ‘상당한 시각차’를 보였다. 햇볕정책에서부터 필리버스터, 공천 문제까지 두 사람의 틈새는 점점 벌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6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그런 관측을 일축했다. 그는 여러 차례 김종인 체제를 “신뢰한다”거나 “내가 대표였더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답했다. 심지어 당내 친노, 운동권 출신들이 ‘공천에서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데 대해서도 “그런 걱정들은 어쩔 수 없는 거죠. 내가 공천을 해도 그렇고 누가 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는 “이미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새정치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천받기 위한 정당이 됐다”며 “야권이 힘을 보태도 어려운 마당에 분열로 이기겠다는 논리는 황당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전 대표와의 인터뷰는 6일 오후 경남 양산 자택에서 2시간가량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 보면서 응원 메시지를 남겼는데, 계속 지켜봤나?

“드문드문 시간나는 대로 봤다. 인터넷이나 방송으로. 국회티브이(TV)라는 채널을 모르는 분들이 많았을 텐데 이번에 다들 아시게 되셨을 듯싶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2월29일 밤 필리버스터를 중단시켰다. 대표직을 계속 유지했다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나는 중단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선택이라면 3월10일 회기 끝날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유지하는 거죠. 임시국회 끝나고 새누리당이 다시 임시국회 소집해서 강행처리하는 길이죠. 그렇게 하는 게 테러방지법의 처리 면에서는 가장 나은 방법이겠죠. 그 경우 테러방지법 대응만 놓고 보면 가장 훌륭한 선택이겠지만 선거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그에 대한 역풍이 있을 수 있기에, 이제 필리버스터로 알릴 만큼 알렸으니 마무리해도 된다 하는 것도 일리가 있는 생각이죠. 한쪽은 안 해본 거니까 어느 게 좋을지 비교할 수가 없어요. 정치적으로 다른 판단이 있을 수 있으니, 중단 결정에 대해서도 이제 아쉬워하는 분들도 양해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본다. 다만 아쉬운 대목은 중단 자체가 아니라 중단 하더라도 마무리하는 방법이 좀 더 극적이고 질서있는 방식으로 됐으면 좋았겠다 싶다.”

-질서있는 방법이라면?

“필리버스터를 그만두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끝내겠다 말씀드리는 거죠. 예를 들면 신청자 전원에게 1시간이면 1시간 발언하게 하고 원내대표 마무리하고 질서있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비대위 중단 결정이 먼저 언론에 나와서 중단이 먼저 발표되고 뒤에 수습하는 상황이 와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죠.”

-문 전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 나올 때 계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스템 공천을 얘기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데, 김종인 대표 체제 들어 너무 쉽게 없던 일이 돼버린 건 아닌가?

“지금 김종인 지도부가 시스템 공천을 허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 당연히 제가 계속 대표를 했어도 선거 시기에 닥치면 필요한 보완은 하는 거죠. 예를 들면 비례대표 원칙들은 기존의 비례대표 숫자 정도 상정하면서 상향식 공천뿐만 아니라 강제 할당을 많이 해줬거든요. 그런데 유감스럽게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비례 7석이 줄었다. 그것만 해도 우리로서는 3석 정도 준다. 게다가 새로운 당이 나와 우리 당 몫은 크게 줄어드는 거죠. 이렇게 되면 남자에게 할당되는 비례대표가 몇 자리 되지 않아 이걸로 소화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럼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은 손을 봐야 한다. 20% 컷오프의 경우는 오히려 기계적으로 적용한 게 문제였죠. 기존의 지도부 방침은 본인에게 알려주되 명단을 공표하지 않는 거였다. 그럼 협의가 가능해요. 스스로 용퇴할 수도 있고 대안을 찾을 수도 있고 어려운 지역 간다든지 하는 다른 선택들을 통해서 구제의 길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런 여러 가지 여지가 있었는데, 공표하는 바람에 오랫동안 당에 헌신하신 분들 끝을 명예롭게 하지 못한 게 있었죠.”

-3선 이상 50%, 초재선 30%도 추가로 정밀심사의 대상이 됐다.

“이전에도 20%로 끝낸다는 생각은 아니었죠. 20%는 기본적인 평가고 그 이상의 추가적인 물갈이는 있을 수 있는 거죠. 경쟁력이 없다든지 하는 경우에 아까 말씀드렸듯이 권유하고 설득하고 용퇴하게 한다든지 하는 방식의 폭넓은 물갈이는 우리도 시도했을 거라고 본다. 안타깝고 아픈 일이지만, 당이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고 본다.”

-당내 의원들은 자의적으로 물갈이가 단행될까 우려한다.

“공천 신청한 분들은 그런 걱정 나올 것 같다. 특정 계파를 상대로 의도적으로 편파적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인데, 공정하게 이뤄진다면 다른 것 아닌가. 난 공정하게 하리라 본다. 공정하게 할 수밖에 없는 게 국민들이 다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천을 사사로운 감정으로 일그러뜨리면 총선 성적으로 결과가 나온다. 좋은 공천 안 할 수 없다.”

-전략공천으로 공천이 배제된 강기정 의원에 대해 ‘짠하다’는 표현을 썼다.

“강기정 의원의 경우 얼마나 수긍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보도된 바에 의하면 여러 번 여론조사를 해본 결과 경쟁력 뒤지니까 어쩔 수 없다는 건데, 대부분 여론조사가 유선전화 에이알에스(ARS)인데 그게 실제 여론과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는 거다. 특히 광주는 근래의 정치적 상황이나 정치적으로 여론들이 요동쳤던 곳이기에 그 시점이나 상황에 따라 여론조사가 흔들릴 수 있는 거다. 얼마나 신뢰할 만한 여론조사인지 모르겠다. 본인도 수긍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맨 먼저 타깃이 되었으니… 불가피하다면 강기정 의원에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수도권이나 어려운 지역에 헌신하거나, 안 그러면 본인 스스로 결단한다든지 하는 방식을 택하도록 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좀 비정한 방식으로 했죠.”

-김종인 대표가 북한 궤멸론을 말했다. 문 전 대표 입장과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김종인 대표의 개인적 문제로 말할 필요 없이, 선거 시기에 안보 이슈라는 게 야당으로서는 상당히 두려운 면이 있다. 보수과잉의 정치지형 때문에 야당으로서 대응하기 곤혹스러운 거다. 늘 보면 야당이 취한 태도는 타협적이었다. 표현도 타협적인 방식으로 쓰게 되고, 그렇게 해온 것이 특별하지 않은 것이기에 김종인 지도부가 대응을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저는 정면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제 생각은 우리 당에서 소수다. 대선 때도 엔엘엘(NLL) 문제에 대해 저는 정면대응을 요구했는데, 우리 당 선대위에서는 비껴가는 대응을 했죠. 나는 소극적 대응이 오히려 종북몰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요인도 된다고 생각한다. 정면으로 맞대응하는 것이 좋은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인가?

“개성공단 폐쇄한 것은 정말 분별 없는 국정운영 전략이었다. 아주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결정이죠. 게다가 핵무장론까지 하는 걸 보면 그것이 국제정치적으로 어떤 효과가 생기는지 계산하지 않고 마구 말하는 것 아니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는 완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김종인 대표의 대응이 미흡한 건데.

“김 대표가 미흡하다기보다는 우리 당 대응 방식이 전통적으로 정면으로 맞서지 못하고 타협적인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번에도 되풀이된 거죠.”

-김종인 대표에게 그런 뜻을 전달했나?

“아니다. 당론을 모아서 하기는 어렵다. 당내에 스펙트럼 차이가 있는 거죠. 하나의 목소리로 모아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계속 페이스북에 글을 쓰다가 뚝 끊어졌다. 김종인 대표 체제와 틈새가 벌어지는 걸 걱정한 건가?

“계속해서 지도부와 차이 나는 발언을 하기에 어려운데다, 우리가 계속 끌고 갈 이슈가 아니다. 저쪽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고, 지속해서 그것만 가지고 이어갈 수는 없는 거죠.”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표 때와는 달리 김종인 대표에게는 고분고분하다. 문재인과 김종인은 어떻게 다른가?

“상황이 달라졌다. 집단적으로 세력을 이뤄 당을 흔들던 상황이 끝이 났다. 그런 분들은 대부분 탈당했다. 또 선거 앞둔 시기에 비상지도체제를 채택했는데 일사불란하게 가야죠. 이종걸 대표도 본인의 개인적 선택이라기보다는 그 시기에 스스로 비주류 의원들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고 자신의 역할을 설정해서 그랬던 걸로 이해한다.”

-그럼 계속 대표직을 유지하시지 그랬냐?

“하하, 그, 뭐, 대표가 좋습니까? 선거가 코앞에 다가오는데 대표 그만둬야 한다 아니다 이런 걸로 시간 보낼 수 없는 거죠. 추가적 탈당이나 더 큰 분열을 막기 위해 대표 사퇴는 필요한 조치였다고 본다. 혁신은 다 정리됐고 새로운 사람들 영입됐고, 인물 교체까지도 길이 열렸고, 거기에 괜찮은 구원투수를 찾았고 했으니 물러난 거다.”

-김종인과 문재인의 성격 차이는 없을까? 김종인 대표는 전제군주 같다는 시각도 있는데.

“김종인 대표가 정당에서 마지막 공천을 집행하는 위치에 서 있기에 그런 시각이 나온다고 본다. 이제 당이 겪을 만큼 겪었으니 일사불란해야죠. 지금까지도 당내 분란이 계속되고 있다면 선거를 치르지 못한다.”

-왜 김종인 대표였나?

“김종인 대표도 왜 나냐고 물으셨다. 이 나이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그 때문에 김종인 대표 본인도 승낙까지 고사하고 고심했다.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 것은 우선 이번 총선, 대선의 화두랄까 시대정신이랄까가 경제일 수밖에 없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너무 처참하게 실패해서, 경제적 불평등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서 이걸 바로잡지 못하면 민생도, 지속적인 경제성장도 사회통합도 다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그런 면에서 김 대표가 적임자다. 두 번째로는 제가 신뢰하니까요. 경제민주화라는 면에서 실제 제가 만나본 분들 가운데 철학과 의지가 강하고 정책적 의지도 일관성이 있다. 경제민주화 주장하시는 분들 많지만 들어보면 뭔가 현실적이지 않거나 정책이 단편 단편이라 일관적인 체계가 부족해 보였다. 김종인 대표는 경제민주화가 체화돼 있는 분이라고 느꼈다.”

-당의 대표인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다른 부분은 다 만들어놨다. 이제는 만들어진 혁신의 제도들을 엄정하게 집행하고 단호하게 처리하는 문제니까요.”

-김종인 체제는 대표님 구상대로 가는 건가?

“그럼요. 김종인 대표가 하는 제도 보완은 불가피한 거다. 규정을 만들면 현실에 맞게 해야 한다.”

-친노 패권주의 없앤다, 운동권 배제한다라는 말들도 나온다.

“그 부분도 우리 당이 확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여러 사람들의 역할 분담들이 모아져야 되는 거죠. 예를 들면 김대중 대통령의 3남 김홍걸 교수는 호남의 지지를 넓히는 역할을 해주시면 좋고, 제 경우는 원래 지지층 결집하면 좋은 거고, 김종인 대표는 보다 더 확장 쪽으로, 이런 것들이 모여서 당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의원들이 걱정하는데.

“그런 걱정들은 어쩔 수 없는 거죠. 내가 해도 그렇고 누가 해도 어쩔 수 없는 거죠.”

-김종인 대표가 ‘야당에 대통령감이 없다. 문재인도 대통령감 아니다’라고 말한 걸로 보도가 나왔다.

“그런 보도를 못 봤지만 그럴수록 안철수 대표에게 우리 당으로 들어오라는 거 아닌가. 우리 당 대통령 후보가 문재인으로 굳어지지 않았다, 그걸 말하려는 게 아닐까. 실제 그게 사실이고요.”

-총선 이후에도 김종인 대표의 영향력이 유지될까?

“그게 우려할 일이 뭐가 있나. 총선 끝나면 전당대회 열어서 대표 뽑죠. 김종인 대표도 나와서 지지받으면 하시는 것이다.”

-더민주의 야권통합 제의를 국민의당이 거절했다.

“일단 평가부터 먼저 하자면 국민의당은 이미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이 새정치 한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공천받기 위한 정당이 됐죠. 애당초 성공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방법으로 새정치를 어떻게 하나. 당원 구조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정당 문화를 만들어야 가능한 건데 선거 시기에 공천 걱정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정당을 만들었다. 처음부터 성공할 수 없는 방식이라고 냉정하게 말하고 싶다. 그게 현실 속에서 확인되고 있는 거다. 저는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에요. 거대 여당과 맞서서 분열로 이기겠다? 애초 말이 안 되는 논리 아니냐. 야권이 힘을 보태도 어려운 마당에 개헌 저지선을 이야기하고, 황당한 거 아닌가요?

도대체 선거를 어떻게 치르겠다는 건지 묻고 싶다. 솔직히 말해서 그 정당에서 안철수 대표 본인을 제외하고 수도권에서 당선될 만한 후보가 한 명도 없는 게 현실 아닌가. 당선되지 못하면서 우리 당 후보들 떨어뜨리게만 하는 후보들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건가. 나는 적어도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는 지지율을 갖고 있지 못하면 후보 내보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거비용 보전받으려면 15% 지지는 받아야 하는데.

“그렇다. 그런 후보들을 내세워서 어떻게 선거를 치르겠다는 건가. 당연히 통합이든 연대든 방법을 찾아야죠. 제일 절박한 데가 국민의당이다. 우리 당은 그대로 갈 능력이 있다. 호남지역은 국민의당이 경쟁력 있다면 경쟁하고 그렇지 못한 곳은 통합이든 연대든 방식을 찾아아죠.”

-안철수 대표가 오늘 기자회견에서 통합도 연대도 쐐기를 박았다.

“한마디로 말하면 국민의당 이번 총선 전략은 총선을 이기자는 전략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흔들기 전략이 아닌가. 총선에서 이겨야 정권교체도 있지 총선 말아먹고 무슨 정권교체냐. 통합도 못 하겠다 연대도 못 하겠다. 내 길로 가겠다는 것은 선거를 야권 전체라는 큰 시각으로 보지 않는 거죠.”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

“결국은 국민 여론이 단일화 요구를 하며 압박해줘야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리당략 때문에 그렇다면 국민들의 뜻으로 단일화하게 해야 한다.”

-호남의 선택은 어떨까?

“호남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어떻게 되든 새누리당 가지 않을 것이기에, 호남은 우리 당과 국민의당이 경쟁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이번 선택은 호남 주민들에게 맡기는 것도 방법이죠. 우리로서는 아프죠. 제가 대표 시절 가장 아팠던 부분이 호남민심 외면입니다. 그 문제는 다른 방법이 없다. 호남민심은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고, 희망도 주지 못하기에 생긴 것이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희망을 준다면 호남민심도 되돌아올 것이라고 본다.”

-3개월 전 안철수 의원이 탈당했다. 막을 수는 없었나?

“탈당을 막았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안 대표가 요구한 전당대회를 할 수는 없는 거예요. 말이야 혁신이지만 혁신전대가 될 수가 없는 거죠. 총선 앞두고 공천권력 두고 이전투구하는 전당대회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전대를 받아들일 수는 없는 거죠. 그 시기에 전대 하자는 주장 도대체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내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분열보다 전대가 낫지 않았냐 하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랬다면 혁신은 다 무너지고, 전당대회 통한 사분오열만 남는 거다.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는 것도 다 물건너가는 거죠. 지금 새누리당처럼 이전투구하고 있겠죠. 탈당을 차라리 잘됐다고 말할 수는 없는 거고, 다른 방식이 있었으면 좋았는데 전대는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이다.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가 있다면 문안박 이야기했는데... 그것 말고 달리 뭔가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냐 하는 거죠. 허심탄회하게 한번 길을 찾아봤으면 했는데….”

-안철수 대표는 왜 그러는 것일까?

“뭔가 감정적인 판단에 빠져 있다고 본다. 새누리당을 보지 않고 더민주를 무너뜨려야 할 상대로 보니까요. 새누리당을 공공의 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럴 수가 없는 거죠. 모르겠어요. 과거의 역사를 보면 가까운 사람이 더 미울 수도 있는가 봅니다.”

-두 사람의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화성 재인, 금성 철수라는 얘기도 회자됐다.

“잘 모르겠어요. 안철수 대표의 생각을 잘 모르겠어요.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게 느껴진다.”

-문 전 대표도 안 보여준 건 아닌가?

“저는 그래도 경계할 때 경계하지만 또 풀 때는 풀고 한잔하기도 한다. 그런데 안 대표는 술도 안 마시고 항상 말을 가리면서 일정한 선을 넘어서는 법이 없어서 그 뒤에 갖고 있는 생각을 알 수가 없는 거죠. 현상적으로는 만나면 많이 공감하고 합의도 잘되는 편이에요. 그런데 돌아서서 보면 합의가 아닌 거예요. 속 생각을 모르겠어요.”

-문안박 제안은 유효했나?

“다른 선택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저나 안철수 대표나 박원순 시장이나 공통적으로 정치를 바꾸자, 그러려면 우리 야당부터 바꿔야겠다, 그렇기에 국민들로부터 일정한 지지를 받는 건데, 그게 우리 힘인데, 이 힘을 모으지 않으면 혼자 힘으로 정당 바꾸는 것은 어려워요. 안 대표도 정당을 해봤지만 새롭게 아무것도 못 했잖아요. 저도 대표 때 엄청난 고생을 했고요. 결국은 새로운 정치를 생각하는 분들이 모여서 그 힘으로 정치를 바꾸는 방법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원론에는 공감하는데 실제로는 실천이 안 되는 거죠.”

-대표 사퇴, 그게 사실 당에서 쫓겨난 건데 오히려 대선주자 지지도는 더 오르고 있다.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모르죠. 모르는데… 제가 당대표를 맡고 있든 맡지 않든 더민주와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더민주가 잘못하면 당대표가 아니더라도 ‘너는 당대표 아니라서 지지해주고’ 하는 건 성립할 수 없는 거죠. 더민주가 지금 잘하는 것이죠. 많은 혼란과 아픔을 겪었는데 이제 잘할 수 있다는 거 아니냐. 더민주 지지도가 국민의당이 지지도를 잠식함에도 불구하고 당이 쪼개지기 이전으로 돌아갔죠. 결국 진통 끝에 해온 혁신들, 흔들림이 있었지만 혁신을 지켜낸 것, 새로운 사람 영입하고 김종인 대표를 영입한 것, 필리버스터의 감동을 준 것, 이 모든 과정을 통해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

-문 전 대표가 당을 지켜낸 결과다?

“네. 그 점 강조하고 싶다. 물론 여러 가지 사정상 대표에서 물러나서 다른 대안을 찾아야 되는 상황이었지만 김종인 대표는 확신을 가지고 영입한 분이다. 상황에 따라 도박처럼 영입한 게 아니고 그분 능력이 선거를 치르기까지 과도체제의 당을 충분히 잘 이끌어주실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김 대표 생각과 내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지만 크게는 잘하고 계시다.”

-지난 1년 돌아봤을 때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나?

“제가 잃고 얻고는 잘 모르겠고 저하고 더민주가 같다고 생각한다. 더민주가 잃고 얻은 게 있을 테죠. 어쨌든 당이 상처를 받았죠. 꽤 많은 의원들이 당을 떠나가는 아픔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당이 달라졌죠. 앞으로 더 달라질 것이다. 그게 얻은 거죠. 원래 정치에 들어온 게 야당부터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재야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방식으로 당이 넓어지고 새로워지는 걸 해왔는데 이제 시민사회에 그런 역량들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 당 스스로 달라져서 수권정당이 되고 국민 신뢰 얻어야 하는데 지난 1년 그 어려움 속에서 이제 발걸음을 뗀 거죠.”

-1년여 전 2.8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찬반이 있었다. 지금 대표 된 걸 후회하지는 않나?

“정말로 힘들었지만, 당의 변화라는 결과를 이끌어냈으니 나선 건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하지는 않는데 다시 또 기회가 오면 절대 하지 않겠다. 다시 그 어려운 일을 겪고 싶지 않다.”

-대표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결국 호남 민심이다. 남들이 저에 대해 뭐라고 비판하는 건 강한 편인데, 실제로 우리 편 내부에서 그런 평가가 나오는 건 무척 아팠다. 4월 광주의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건 단순한 패배가 아니었다. 선거야 이기고 지는 건데 그때 호남 민심과의 간극을 확인했다.”

-후회되는 게 있다면?

“재신임 투표를 강행하지 못한 거다. 재신임을 물어서 충분한 신임이 없는 걸로 확인되면 그만둬서 당이 다른 선택을 하든지, 아니면 신임받은 힘으로 하려던 건데 중진의원들이 만류했고, 중진들의 성의를 가볍게 믿어버린 게 잘못이었다. 난 그때 51% 지지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또 호남이 ‘아니다’고 해도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었다.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내려놓을 생각이었는데 그것조차도 진정성을 믿지 않았다. 제가 재신임받지 못할까 걱정한 게 아니라 제가 재신임받을까 걱정한 게 아니었다 싶다.”

-대표를 하면서 아쉬웠던 건 없나?

“아쉬움이라면 단 한 달 정도만이라도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소신껏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더라면 하는 거다. 마지막 사퇴를 예고해 놓고 있을 때조차도 왜 빨리 하지 않냐고 재촉을 받았다.”

-울화도 많이 치밀었을 텐데. 어떻게 다스렸나?

“다스리기는요? 오로지 견디는 거죠. 우리 참는 거 하나는 잘합니다. 저는 여기 양산에 내려오면 위로가 됩니다. 산책을 하고 산행을 하면 마음이 정리가 돼요. 그런데 그런 시간조차 많이 가질 수가 없었죠. 주말에 양산에 내려오는 게 당연한 건데, 보도거리가 돼버려요.”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실 것인가?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죠. 하하. 지난 지방선거 때 대전 선거가 참고가 된다. 당시 우리 쪽 권선택 후보가 초반 20% 뒤졌다. 당 지도부가 어려운 선거로 여겼는데 우리가 지원하면서 점점 분위기가 좋아지고 지지 격차가 좁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당 지도부 말고 저를 비롯해 몇몇 의원들의 노력으로 대전은 석권하다시피 이겼죠. 당 지도부의 전략과 별개로 박빙 상태로 조금 뒤지는 곳을 지원해서 당선으로 바꿀 수 있다면 좋겠다.”

-지역은?

“아무래도 수도권, 충청권 지역을 보려 한다.”

-언제부터?

“이번주부터 공식 선거전까지는 험지 쪽으로 가보고, 본격 선거전에 들어가면 전략적으로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하는 곳에 가볼 생각이다.”

-험지라면?

“강원이라든지, 경북이라든지 하는.”

-호남은?

“제가 가서 도움이 되는 곳이라면, 가야죠.”

-부산은?

“저는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라 그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부산이 크게 의석수를 늘릴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몇 석이라도 의미가 있고 한국 정치 바꾸는 곳이니 중요하다. 부산이 꽤 좋아졌다. 후보에 따라 넘을 수 있는 곳도 있는데 그럼에도 라인업이 짜진 상태가 아니라 부산을 생각하면 답답하다. 부산 선거만 생각하면 뛰어드는 게 맞는데, 그럼 부산에 발목이 잡히고 전국 지원하기에 어려워진다. 부산이 걱정이다.”

김의겸 이승준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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