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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스가 훈풍’은 없다…한·중·일 연내 정상회담 개최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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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16 20:22
수정 2020-09-17 02:45

일본총리 ‘제2의 아베’ 취임 영향은

강제동원 배상 등 강경태도 보여와
아베의 역사수정주의와는 거리
양국 긴장상태 몰고가진 않을듯
한중일 회담 열리면 두 정상 만남서
변화 계기 찾을 수 있을지 주목

스가 요시히데 일본 자민당 총재가 16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제99대 총리로 선출된 뒤, 의원들의 축하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가 16일 일본의 99대 총리에 취임했다. 청와대는 “대화 준비가 돼 있다. 일본의 호응을 기대한다”며 아베 신조 전 총리 재임 시기에 악화된 한-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스가 총리는 이날 일본 국회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를 큰 표차로 눌렀다. 스가 총리는 새 내각에 참여할 각료들과 함께 일왕을 만나 임명장을 받은 뒤, 밤 9시께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각의 정식 출범을 선언했다.

이날 공개된 각료 명단을 보면 “아베 내각의 계승”을 내세우는 스가 정권의 색깔이 명료하게 드러난다. 스가 총리와 함께 국정을 이끌어갈 관방장관으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가토 가쓰노부, 방위상에는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가 임명됐다. 또 아베 정권에서 7년8개월 동안 자리를 지켜온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물론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도 자리를 지켰다. 20명의 각료 가운데 8명(40%·아베 내각 각료 경험자는 15명)이 유임된 것이다.

스가 총리가 ‘아베 내각의 계승’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한-일 관계 역시 단기적으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 양국 간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책임을 갖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해왔고, 5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도 “일-한 청구권 협정은 일-한 관계의 기본”이라는 인식을 밝혔다. 하지만 ‘자학사관의 극복’ 등 아베 전 총리가 집착하던 역사 수정주의 기조와는 거리를 두고 있어, 과거사 문제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한-일 관계를 긴장 상태로 몰고 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는 2013년 12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끝까지 반대했지만 뜻을 관철하는 데 실패하자, 이병기 당시 주일 한국대사에게 직접 전화해 이 사실을 미리 전하기도 했다.

향후 한-일 관계의 흐름을 결정하게 될 변수는 올해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 여부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지난달 22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방한 결과를 설명하며 “(한·중) 양측은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 필요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이에 동의하고 코로나19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스가 총리와 첫 대면 정상회담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회담이 열리면 양국 정상은 지난해 12월 확인한 대로 “대화를 통해 조기에 문제를 해결해가자”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오후 취임 축하 서한을 보내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오늘 오후 스가 신임 총리 앞으로 축하 서한을 보내 취임을 축하하고 재임 기간에 한-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자는 뜻을 전했다.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할 뿐 아니라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일본 정부와 언제든지 마주 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일본 측의 적극적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건강 문제로 물러난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도 서한을 보내 쾌유를 기원했고, 아베 전 총리 역시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을 보내왔다.

길윤형 성연철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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