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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 대통령, 세월호 가라앉을때 ‘올림머리’ 하느라 90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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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12-06 18:11
수정 2016-12-12 14:37

정오께 강남 유명 미용사 정씨 불러 머리손질
해경 선체진입도 못한 시점에 골든타임 허비
남은 5시간30분 의문 여전…청 “20여분 걸려”

무엇을 하고 왔을까. 정말 ‘7시간’ 동안 피부미용 시술 받았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오후 5시 반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와 관련한 상황 보고를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세월호가 가라앉던 2014년 4월16일 박근혜 대통령은 승객 구조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강남의 유명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올림머리’를 하는 데 90분 이상을 허비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의문의 7시간 가운데 1시간30분은 밝혀진 셈이나, 나머지 5시간30분 동안은 무엇을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한겨레>가 청와대와 미용업계의 관계자를 복수로 만나 들은 얘기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ㅌ미용실을 운영하는 정아무개(55) 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4월16일 낮 12시께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해야 하니 급히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날 오후에는 예약 손님이 많았으나 예정에 없던 청와대 호출로 인해 미용실 직원들은 오후 예약을 모두 취소해야 했다. 정 원장은 승용차로 한 시간쯤 걸려 청와대 관저에 들어간 뒤 박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를 했다. 올림머리는 어머니 고 육영수씨를 연상시키는 머리 형태로 수십개의 머리핀이 들어가며 위쪽으로 올려붙여 둥근 모양을 만드는 것으로, 화장까지 포함해 한 시간 반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아는 한 관계자는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하는 데 90분가량이 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이미 국가안보실로부터 오전 11시23분 ‘315명의 미구조 인원들이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전화로 받았음에도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았고 정 원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골든타임’ 와중에 최소 90분을 허비한 것이다. 특히 정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올림머리를 만들기 위해 대기하기 시작한 오후 1시께는 해경이 세월호에 갇힌 315명을 구조하기 위해 수중수색 작업에 착수한 시각과 일치한다. 해경은 오후 내내 선체 진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오후 3시가 돼서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 ‘준비’를 지시했고, 5시가 넘어서야 중대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이경옥 안전행정부 2차관에게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물었다.

<한겨레>는 정 원장에게 좀더 자세한 정황을 듣기 위해 지난 5일 동안 10여차례 만났다. <한겨레>가 파악하고 있는 4월16일 상황을 설명하며 확인을 요청하자 정 원장은 짧게 “네”라고 답했다. 정 원장은 특검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을 수사하면 설명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했다.

정 원장을 호출하기 전인 오전 시간에 박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미용시술을 했다는 등의 온갖 추측이 있으나 정 원장은 “말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머리를 손질하지 않고는 공개적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박 대통령의 관례에 비춰볼 때, 낮 12시에 정 원장을 청와대로 불러들였다는 건 최소한 오전에는 세월호 대책을 세우기 위한 청와대 내부 회의조차 할 뜻이 없거나 그럴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정 원장은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을 위해 출입증을 발급받은 계약직 2명 중 한 명”이라며 “(2014년) 4월16일 출입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오후 3시20분경부터 약 1시간가량 청와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당사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20여분”이라고 해명했다.

하어영 송경화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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