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보기
구독보기

한-독 지식인 “핵없는 세계 만들기 협력”

0
0
등록 2012-06-26 19:42
수정 2012-06-27 16:13
왼쪽부터 볼프 슐루흐터 브란덴부르크 코트부스공대 교수, 리하르트 메르그너 분트 바이에른주 대표운영위원, 이원영 탈핵에너지교수모임 총무, 김익중 동국대 교수.

교수모임-환경단체 뮌헨서 약정

한국과 독일의 지식인들이 탈핵(탈원전)과 생태적 에너지 전환을 위해 공동 협력할 것을 합의했다.

독일 최대 환경단체인 ‘환경과자연보호협회’(분트)와 한국의 탈핵에너지교수모임은 25일(현지시각) 독일 뮌헨 뉨펜부르크성 안 슈바이스푸르트재단 컨퍼런스홀에서 만나 ‘독일과 한국의 시민단체들 사이의 핵 없는 세계를 위한 공동협력에 대한 약정서’를 체결했다.

두 단체는 약정서에서 “후쿠시마원전의 재앙적 사고는 이전 체르노빌이나 해리스버그(스리마일) 사고 경우보다 세계적으로 핵에너지의 이용에 대한 더 큰 거부를 불러왔다”며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유엔환경프로그램(UNEP) 등과 같은 유엔 조직들은 검증된 위험에도 불구하고 무책임하게 핵에너지 사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엔 조직들의 환경·지구 보호에 대한 기여가 지극히 제한돼 있어 아래로부터 문명사회에서의 생태적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제적 연대가 시급히 요망된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원자력발전은 인간 존엄성과 미래세대들의 권리와 부합하지 않기에 독일과 한국의 시민단체로서 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탈핵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다”고 결의했다.

분트는 자연보호를 목적으로 1975년에 창설된 회원 47만의 독일 최대 비정부기구(엔지오)다. 탈핵에너지교수모임은 지난해 11월 125명의 교수들이 참여해 만든 반핵단체다.

서명식을 마친 뒤 볼프 슐루흐터 브란덴부르크 코트부스공대 교수는 “탈핵이 경제적으로 이득을 낼 수 있다는 것과 원전문제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영 수원대 교수(탈핵에너지교수모임 총무)는 “후쿠시마 충격으로 탈핵 움직임이 여러 나라에서 생겨나 국제적 연대가 중요해졌다”며 “국제적 노력은 거꾸로 국내 탈핵 운동에도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명식 뒤 한국과 독일 시민단체 회원들은 ‘핵없는 지구를 위한 한-독 공동 세미나’를 열어 원활한 원자력에너지 극복과 재생가능에너지(자연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리하르트 메르그너 분트 바이에른주 대표운영위원은 “지난해 후쿠시마 참사 2주일 만에 교수 1300명이 탈핵 선언문을 정부에 제출한 것이 독일의 원전 폐기에 원동력이 됐다”며 “원자력에너지는 어디서든 똑같이 위험하기 때문에 탈핵에서 독일과 한국이 세계에 대해 선도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영 교수도 “탈핵문제는 본질적으로 국제적 문제”라며 “핵없는 지구재단을 만들이 위한 준비작업으로 한-독 온라인연구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윤순진 서울대 교수는 “한국은 세계 5대 원전국이고 중국은 26개의 원전을 건설 중이며 앞으로 51개를 더 지을 계획을 하고 있어 동북아시아가 앞으로 세계에서 원자로가 가장 많은 지역이 될 것”이라며 “원자력은 본질적으로 국지적 문제일 수 없기 때문에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탈핵에너지교수모임과 독일 ‘환경과자연보호협회’(분트) 회원들이 25일(현지시각) 뮌헨 슈바이스푸르트재단 컨퍼런스홀에서 ‘핵없는 지구를 위한 한-독 공동 세미나’를 열고 있다.
참석자들은 탈핵운동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비아 코팅올 녹색당 의원은 “독일 시민들의 반핵 저항운동은 1975년 신규 원전 건설을 막아낸 오래고 강력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2010년에는 탈핵 요구 인간띠운동에 참여한 시민의 길이가 무려 120km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을 멈출 수 있는 기반은 재생에너지로, 독일은 지난해 재생에너지가 원전의 전력 생산을 능가했다”며 “원전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한 녹색 재생에너지를 늘리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거리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그너 대표운영위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그러지 않으면 탈핵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방사선 허용 기준치에 대한 국제적 표준 마련을 위한 협력도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카린 부르츠바허 분트 에너지분과장은 “체르노빌 사고가 26년이 지났는데도 독일 남쪽 지역에서 방사능에 피폭된 멧돼지가 아직도 잡히고 있다”며 “국가별로 방사능 안전 수치가 다른 한계기준치를 적용하고 있는데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탈핵에너지교수모임 공동집행위원장)도 “한국에서도 일본산 먹거리에 대한 기준치와 나머지에 대해 다른 기준치를 적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기준치 이하라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뮌헨/글·사진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태권도가 훌륭해서 올림픽 정식종목 됐을까
이한구 “내가 원내 대표로 있는한 MBC 개입 안해”
뚜껑 열고 달려…‘뉴 골프 카브리올레’의 유혹
“포경수술은 인권침해” 판결…독일 내 무슬림 ‘발끈’
4700만년 전 사랑의 안타까운 결말

댓글
댓글쓰기
NativeLab : PORTFOLIO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