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폭풍에 길잃었나, 푸른얼굴얼가니새 양산서 구조

등록 2021-07-15 11:18
수정 2021-07-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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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날개 길이 150㎝ 푸른얼굴얼가니새 탈진 상태로 발견, 우리나라 3번째 기록

경남 양산에서 탈진한 채 발견된 열대 대양의 바닷새 푸른얼굴얼가니새. 뾰족하게 긴 노란 부리, 긴 목, 유선형 몸매, 길고 날씬한 날개, 뾰족한 꼬리를 지녔으며 바닷속으로 총알처럼 내리꽂는 사냥법으로 유명하다. 김봉옥 한국 야생조류보호협회 양산지회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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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바다에서 쏜살같이 잠수해 날치 등을 사냥하는 대형 바닷새 푸른얼굴얼가니새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발견됐다.

김봉옥 한국 야생조류보호협회 양산지회장은 10일 오후 4시께 경남 양산시 남부고등학교에서 탈진해 쓰러진 푸른얼굴얼가니새 한 마리를 구조해 보호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보호 중인 푸른얼굴얼가니새. 날개에 입은 타박상을 치료한 뒤 건강을 회복하면 태평양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김봉옥 한국 야생조류보호협회 양산지회장 제공

이 새는 다 자란 성체로 몸길이 86㎝, 날개 길이 152㎝에 이른다. 김 씨는 “오른쪽 날개가 처지는 것으로 보아 비행하다 무언가에 부닥쳐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보여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치료했다”며 “건강이 회복되면 새의 각 부위를 정확하게 측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차 이 새에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날려 보내면 이동 경로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 푸른얼굴얼가니새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17년 만이다. 첫 기록은 1970년 9월 15일 부산에서 동북쪽으로 19㎞ 떨어진 곳에서 성조 암컷이 포획된 것이었다.

놀랍게도 이 새의 다리에는 태평양 피닉스섬 서북쪽에 있는 매킨섬에서 부착한 가락지가 달려 있었다. 부착 시점은 1964년 7월 19일이었으며 발견지로부터 무려 7320㎞나 떨어진 곳이었다.

비행 중인 푸른얼굴얼가니새. 땅 위에서의 행동은 굼뜨지만 대양에서 장거리 비행과 사냥에 능하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후 이 새의 관찰기록이 없다가 2004년 9월 23일 부산시 남구 감만동 624번지 민가에서 탈진한 2년생 수컷이 포획된 기록이 있다.

푸른얼굴얼가니새는 얼가니새 속의 6가지 종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북위 30도~남위 30도 범위의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 널리 분포한다. 무리 지어 15~35m 상공에서 수심 3m까지 수직으로 내리꽂아 날치 등 물고기를 잡는 사냥법으로 유명하다.

푸른얼굴얼가니새의 서식 범위. 열대와 아열대 대양에 널리 출현하지만 번식은 외딴 대양 섬이나 환초에서 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그러나 육상에서는 행동이 둔해 얼가니새란 이름을 얻었다. 대양의 외딴섬이나 환초에서 번식하는데 어미가 낳은 알 2개 가운데 처음 태어난 새끼가 둘째 새끼를 죽이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한편, 지난달 10일에는 푸른얼굴얼가니새와는 사촌뻘인 갈색얼가니새가 제주도 서귀포 남쪽 100㎞ 해상에서 탈진 상태로 어선에 구조되기도 했다.

윤순영/ 한국 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웹진 ‘물바람숲’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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