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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아래 ‘광란의 짝짓기’…올해의 야생동물사진가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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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10-13 13:19
수정 2021-10-1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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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1년에 한 번 벌어지는 그루퍼의 희귀한 산란장면 포착
런던 자연사박물관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대상

카모플라쥬 그루퍼의 희귀한 산란 장면을 포착한 사진이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대상작으로 뽑혔다. 로랑 발레스타,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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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에 우유빛 구름이 떠오른 걸까. 얼핏 물음표 모양 구름이 뜬 것처럼 보이는 장면은 다름 아닌, 카모플라쥬 그루퍼들의 짝짓기를 포착한 것이다. 1년에 한 번 보름달 아래서 펼쳐지는 물고기들의 산란을 찍은 작품이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대상작에 뽑혔다.

프랑스의 수중 사진작가이자 생물학자인 로랑 발레스타가 촬영한 이 작품의 제목은 ‘창조’(Creation)다. 작품은 암컷 그루퍼가 알을 낳자 주변에 수컷들이 몰려들어 수정을 위해 정자를 방출하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냈다.

이 장면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파카라바의 석호에서 촬영됐는데, 발레스타와 그의 팀은 산란 순간을 찍기 위해 지난 5년 간 매해 이곳을 방문해 3000시간 이상 다이빙을 했다고 한다.

카모플라쥬 그루퍼(Camouflage grouper)는 몸길이가 90cm까지 자라는 육식어종으로 전 세계 바다에서 발견된다. 동아프리카와 호주까지 널리 분포하고 있지만, 산란지에 모여든 개체들을 남획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취약종으로 등록되어 있다. 수상작 또한 현재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구역에서 촬영된 것이다.

그루퍼의 짝짓기는 일년 중 7월에만 이뤄지며 주로 보름달 아래 한 시간 동안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산란철이 되면 수만 마리의 그루퍼가 한 지역에 모여들고 바닷속은 우유빛 알과 정자들로 구름이 폭발하는 듯한 광경이 펼쳐진다.

공모전 심사위원장인 로자문드 키드먼 콕스는 “이 작품은 여러 지점에서 훌륭하다. 놀랍고, 에너제틱하며, 호기심을 유발하며 다른 세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생명의 창조라는 마법적인 순간을 포착하기도 했는데, 이를 상징하듯 알을 배출할 때 남겨진 궤적은 물음표를 연상시킨다”고 덧붙였다.

올해의 젊은 야생동물 사진가 대상작은 인도의 10살 사진가 비둔 알 헤바의 작품 ‘돔 집’(Dome Home)에게 수여됐다. 이 작품은 거미가 공중에 돔 형식의 집을 짓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올해의 젊은 야생동물 사진가 대상작 ‘돔 집’. 비둔 알 헤바,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포토저널리즘 수상작 ‘방 안의 코끼리’. 태국의 동물원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수중에서 묘기를 보이고 있는 어린 코끼리를 찍고 있는 장면을 담았다. 아담 오스웰,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치유의 손길’ 밀렵으로 고아가 된 침팬지를 돌보는 재활센터에서 사육사가 자신이 돌보던 침팬지에게 새로운 침팬지를 소개하는 장면. 브렌트 스터튼,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행동:포유류 부문 수상작 ‘일대일’. 두 마리의 스발바르 순록이 싸우는 모습을 담았다. 시합을 지켜본 작가는 “냄새, 소음, 피로, 고통”에 몰입해 찍었다고 전했다. 스테파노 운터티노,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동물초상화 부문 수상작 ‘반사’. 우간다 남서부의 브윈디 임펜트레이블 국립공원에서 만난 40살 마운틴 고릴라. 마제드 알리,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습지대:더 큰 그림 부문 수상작 ‘폐허로 가는 길’. 수상작은 100종 이상의 새가 서식하는 습지를 가로지르는 도로의 황량한 직선을 담아냈다. 하비에르 라푸엔테,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행동:무척추동물 부문 수상작 ‘요람 돌리기’. 알 주머니를 엮기 위해 실크를 늘어뜨리고 있는 거미의 모습. 길 위젠,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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