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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군사적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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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3-08-04 19:51
수정 2013-08-0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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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 미국 영화감독(가운데)이 3일 오후 제주 탑동 광장에서 열린 ‘강정! 생명평화를 노래하라!’ 콘서트에 참가해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펴온 문정현 신부(오른쪽), 문규현 신부와 인사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제주해군기지가 만들어지면 제주가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충돌에 휩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강정과 4·3다큐 본 뒤 제주 방문
“미-중 충돌땐 제주도가 최전선…
미의 아시아 군사동맹 편집증적
주민들 싸움 잊혀지지 않을 것”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외국과 군사동맹을 구축하고 미군 기지를 국외에 만들어왔다. 많은 미군 기지가 일본과 한국에 있다. 제주도는 중국 상하이에서 500㎞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제주도는 최전선에 있게 된다.”

베트남전을 다룬 <플래툰>, <7월4일생> 등을 만든 세계적인 미국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67)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한겨레>는 3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안 평화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스톤 감독은 미국의 대외 군사전략을 들어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지역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적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냉전 때 소련을 봉쇄했던 것과 유사하게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 봉쇄를 적극 추진하는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서 시작해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과 군사동맹을 맺거나 맺으려고 하고 있다. 이는 매우 어리석은 전략이며, 편집증적 전략이다.” 이런 군사전략에 비춰볼 때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군사적 확장이고, 미군이 언젠가 이 기지를 사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스톤 감독은 이어 “미국의 다큐멘터리 감독이 만들고 있는 강정마을과 4·3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고, 강정주민들의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에 관한 여러 기사를 읽었다. 이를 직접 보고 싶어 제주도에 오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 2일,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다.

그는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다 구속된 영화평론가 양윤모씨를 면회하고,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제주도 도보순례 행사인 생명평화대행진 관계자들도 만났다. 3일에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펴는 활동가들의 충돌 현장을 지켜보며 착잡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종북이라고 하는데 종북이라는 표현은 매우 간단하며 공격하기 쉬운 방법이다. 그러나 주민과 활동가들은 고향과 자신들의 권리,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 대해 매우 진지한 사람들이다.”

환경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해군기지는 아름다운 연산호 군락을 파괴하고 물을 오염시킨다”며 “제주도의 물이 대단히 깨끗하고 좋아 세계 최고의 물 가운데 하나라고 들었다. 이것이 오염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우려했다.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들의 해군기지 반대 싸움은 외롭지 않고 한국을 넘어서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앞으로 이 투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주민들의 투쟁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는 제주도 방문을 마치고 2차대전 때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찾아 ‘원자·수소폭탄 반대 총회’에 참가하고, 이어 주일미군 기지가 있는 오키나와도 방문할 예정이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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