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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100% 공공개발’ 막아섰던 성남시의회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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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9-27 19:13
수정 2021-09-27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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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전신 새누리당 시의원들 공공개발 총력 저지
공공개발 설명회 물론 예산까지 보류 또는 ‘보이콧’
당시 지켜본 최만식 의원 “이제 와보니 이유 알겠다”

2012년 12월31일 회기 종료까지 대장동 등 성남시의 부동산 공공개발 정책을 반대하며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아 텅 비어 있는 2013년 1월3일 성남시의회의 모습.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판교 대장지구 특혜 의혹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사업시행사인 성남의뜰 지분 7%를 보유하고도 4천억여원 배당금을 가져간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 천화동인을 두고 국민의힘은 “화천대유의 주인은 누굽니까” “설계자는 이재명”이라며 공세를 펴지만, 이재명 지사는 ‘공공개발의 발목을 잡은 건 국민의힘’이라며 반박한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 논란의 뿌리인 2010년 이재명 성남시장 취임 직후 개발방식을 둘러싼 논쟁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봤다

“성남시는 막대한 지방채를 발행해 위례신도시 분양아파트 건립에 3400억원, 대장동 도시개발 사업에 4526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재명 시장은 1조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하면서 약 8천억에 이르는 돈을 개발 사업에 쏟아부을 예정이라는 얘기인데 과연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을 가린다…(중략) 훨씬 경험 많은 아파트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민간기업도 수익내기가 어려운 요즘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이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그 수익으로 빚 갚겠다는 얘기를 누가 믿겠나?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감시로 성남시의 이 위험한 계획이 실행되지 못하도록 막아내야 한다.” (2011년 11월21일 제181회 성남시의회 정례회·박완정 시의원)

2010년 7월 성남시장에 취임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그해 10월 ‘성남시 관내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을 공공개발로 추진해 개발이익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선언했다. 10여년 전 성남시의회 회의록 등을 보면, 당시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은 시의회 불참 등 보이콧은 물론 예산도 세워주지 않으며 총력을 다해 공공개발을 저지하려고 했다.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 과반(34명 가운데 18석)을 차지했던 성남시의회는 2010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의견 청취안을 부결시키고, 이듬해 3월까지 세차례 설명회조차 거부했다. 또 상임위와 본회의 각각 한차례씩 심사를 보류하기도 했다.

2011년 11월에는 대장동 등 공공개발을 위한 지방채 발행 계획안과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반대 의견을 냈다. 이어 같은 해 11월27일~2012년 6월까지 관련 조례안을 3차례나 부결시켜 성남시와 마찰을 빚었다.

“대장동 개발은 원래 민영개발이 원칙이었다. 이재명 시장이 성남시장이 된 이후에 개발허가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대장동 개발허가를 해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원래 대장동 개발은 민영개발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민영개발회사의 이익이 얼마 남든 손해가 나든 개발허가를 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2012년 2월24일 제183회 성남시의회 임시회·문화복지위원회 박영일 시의원).

2012년 12월31일에는 대장동 공공개발을 반대하며 집단으로 등원을 거부하며 2013년도 예산안을 보이콧하기도 했다. 이에 집행부(성남시)가 직전 회계연도 예산에 준해 필수경비만 사용하는 ‘준예산 편성’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2013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됐지만, 계속되는 시의회의 반대로 100% 공공개발은 관철될 수 없었다.

2015년 제209회 임시회에서 새누리당 김영발 시의원은 “(대장동 개발을 위한)기반시설 확충에 200억~500억원 정도가 든다. 그러면 우리 수익률도 떨어지지만, 그쪽(민간개발업자)의 수익성도 담보할 수 없다”며 수익률을 고려했을 때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 구성 과정에서 출자자가 나타나겠느냐고 따졌다. 앞서 2014년 같은 당 안극수 시의원도 “사회적인 경기침체라든지 시대적인 흐름이 왔을 때 혹시라도 그런 부분(손실)이 있다고 하면 거기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며 대장동 개발에 성남시의 참여를 사실상 만류했다.

‘대장동 등 성남시의 부동산 개발 공공사업 참여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위험하다. 공공개발 사업을 포기하고 민간에게 모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2013년 1월6일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남시의회의 파행으로 준예산 체제에 들어갔지만, 취약계층 생명·생계와 직결될 사업비를 예산 편성 전에 지급하는 긴급조치에 나설 것임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대장동 개발은 공공민간 복합 개발이 이뤄졌고, 성남시는 5503억원의 개발이익을 환수했지만, 민간개발사업자에게 수천억을 안겨줬다는 특혜 의혹에 휩싸이게 됐다.

3선 성남시의원 출신인 최만식 경기도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공공개발로 시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를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여 전무후무한 결과를 초래한 사건”이라며 “당시 새누리당 시의원들은 공공의 이익을 민간으로 빼돌려 주는 일을 도맡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를 쓰고 100% 공공개발을 막은 이유를 이제 와 보니 확실히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서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금껏 “당시 새누리당의 지시를 받은 성남시의원들이 공공개발을 포기하도록 집요한 압력을 넣어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는 등 시정까지 방해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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