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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자진반납 대상 어르신 많은데 교통은 불편…농어촌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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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11-25 16:36
수정 2021-11-2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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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상품권 내걸고 70살 이상 면허반납 유도해도
현행 조건 매력없어…전남 올 10월까지 반납 1182명 그쳐

지난 7월 전남 강진군 성전면 교차로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2.5t 화물차와 군내버스가 충돌하는 바람에 4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전남도청 제공

70살 이상 어르신들이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고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제도를 외면하고 있다. 농어촌에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대가가 하루 품삯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남도의회는 25일 “교통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70살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추진 중인 운전면허 자진반납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상철 전남도의원(곡성)은 “1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나 교통카드를 한 번 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며 “농어촌 대중교통망을 갖추는 것과 함께 건강검진 기회 부여, 음식비와 숙박료 할인, 100원택시 탑승 연계 등으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도의 70살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8만4842명이었으나 지난 10개월 동안 자진반납자는 겨우 1182명에 그쳤다. 관련 조례를 제정한 뒤 자진반납자는 2018년 383명, 2019년 1030명, 지난해 2037명으로 늘었으나 올해부터 증가세가 꺾였다. 이 때문에 내년 목표도 1680명으로 낮춰 잡아야 했다.

농민 김정섭(보성)씨는 “운동능력과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이 위험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교통이 불편한 농어촌에 살려면 차량이 필요하고, 반납하면 주는 10만원은 하루 품삯도 안 되는 미미한 액수여서 반응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전남도는 면허 반납에 따른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미경 도 안전정책팀장은 “구례 함평 등 일부 군은 실제로 운전하던 고령자가 반납할 경우 30만원까지 지급하고 있다”며 “10만원이 너무 적다는 여론이 높아 내년 추경에 반영하는 등 단계적으로 두 배까지 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전국의 70살 이상 면허 소지자는 지난해 말 186만여명이었다. 같은해 노인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3만172건이 발생해 82명이 숨지고, 2961명이 다쳤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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