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보험금 달라”…소비자단체, 10개 보험사 상대 공동소송

등록 2022-06-23 16:58
수정 2022-06-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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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진단으로 수술 뒤 보험금 받지 못한 300명 참여
“혼탁도 제한·검사지 제출 요구는 약관에 없어 위법”
“분쟁 소지 막을 기준 필요…2차 공동소송도 준비 중”

의사의 진료와 권고에 따라 백내장 수술을 받았으나 실손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소비자 300여명이 공동소송에 나섰다. 실손보험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 제공

2006년 1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ㄱ씨는 병원 의사의 권고에 따라 1200만원의 수술비를 내고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이후 실손보험사에 수술비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제3의 의료기관에서 자문을 받은 결과, 수술 필요성을 납득할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백내장 진료 검사 후 치료 목적의 수술이 필요하다는 안과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수술을 진행한 ㄴ씨 역시 실손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세극등현미경검사 결과지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보험사의 의료자문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했다.

실손보험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실소연)가 백내장 수술 관련 심사기준 강화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보험사 10곳을 상대로 공동소송을 제기했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대법원이 백내장 수술과 관련해 “입원치료를 일괄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은 상황에서 이번 공동소송이 백내장 진단과 수술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번 공동소송에는 300여명의 실손보험 가입자가 참여했으며, 실소연은 현재 2차 공동소송을 위한 소장 접수를 준비 중이다. 실소연 쪽은 “지난해까지 대부분의 보험사가 백내장 단계와 관계없이 수술 이후 실손보험금을 지급했지만, 올해부터 수정체 혼탁도가 4~5등급 이상이 아닌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전체 지급보험금 중 백내장 수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자 의료자문 동의 및 세극등현미경 검사지 제출 등 약관에 없는 자체적인 보험금 지급 심사를 일방적으로 강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동소송을 진행 중인 김은정 변호사는 “수정체 혼탁도가 일정 수준에 이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보험회사는 새로운 기준을 내세워 보험금 지급을 일관되게 거절해 가입자들에게 손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휘일 변호사는 “향후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백내장 진단 사실 자체가 보험사고에 해당하는 항목인지에 대한 법원의 명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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