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에 ESG란? “우리 세대, 내 문제라 느낀다”

등록 2021-09-13 04:59
수정 2021-09-1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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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학종 소풍벤처스 파트너
LG ESG위원회 MZ세대 자문단 ‘좌장’

“앞으로 한 50년은 더 살아야 할 텐데, 우리 세대 본인의 미래가 밝지 않구나 하는 거죠.”

이학종(36) 소풍벤처스 파트너(이사)는 12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엠제트(MZ) 세대가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에 특히 더 높은 관심을 보인다”며 “바로 내 문제로 느끼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엔 환경 문제를 얘기할 때 ‘내 자식의 미래가 어둡다’는 좀 막연한 식이었다면, 우리 세대는 자식 세대까지 갈 것도 없이 ‘바로 우리 세대, 내 문제’로 여긴다.”

이 파트너는 엘지(LG)그룹 지주사인 ㈜엘지 이에스지위원회의 2개 자문단 중 하나인 ‘엠제트 세대 자문단’의 단장격인 ‘좌장’을 맡고 있다. 모두 6명으로 꾸려진 엠제트 세대 자문단에는 청년 활동가와 사회적 기업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위원회와 자문단은 7월에 꾸려졌으며 지난달 30일 첫 회의를 열었다.

― 자문단에 참여한 계기는?

“엘지 쪽에서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검색도 하고 해서 찾았다고 하더라. 이에스지 위원회가 주로 교수님들 위주인데, 자문단을 통해 좀더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 자문단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엘지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에서 다양한, 특히 젊은 세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는 것이라 본다. 자문단엔 저 같은 ‘임팩트 투자자’도 있고, ‘소셜 벤처’ 창업자도 포함돼 있다. 기후위기 관련 활동을 하는 사람,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청년도 있다.”

이 파트너의 소풍벤처스는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른 바 ‘임팩트 투자사’다. 환경, 농업 등 사회적 문제를 풀고 수익도 아울러 창출하는 신생업체(스타트업)에 자금 지원을 하는 일종의 벤처캐피털이다. 수익 창출이란 재무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영향(임팩트)을 함께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벤처캐피털과는 차이를 띤다. 2008년 설립돼 초창기 임팩트 투자사로 꼽힌다. 회사 이름 ‘소풍’은 ‘작은 바람’과 함께 ‘사회적(Social) 영향력(Power)’을 일으킨다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8월 말 현재 투자 기업 수는 92곳에 이르며, 이들 기업의 가치는 1조420억원이라고 한다.

이 파트너는 소풍벤처스의 이사급인 파트너 셋 중 한 명이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에스지 경영 흐름과 통하며, 이는 엘지 이에스지 자문단으로 연결된 실마리였다.

이 파트너는 “부모님 권유로 경찰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내게 맞지 않는다 싶어 중간에 접고 소외계층 아이들의 자기발견, 자기표현 교육을 돕는 사회적 기업을 세워 5년가량 일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에서 쌓은 경험은 2016년 소풍벤처스 합류로 이어진 배경이었다. 그는 한상엽 대표에 이어 소풍벤처스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학종 소풍벤처스 파트너. 소풍벤처스 제공
― 기업들의 이에스지 경영이란 게 구색 맞추기나 홍보용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있는 것 같다.

“하나의 트렌드, 한때의 바람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경 이슈만 해도 관련 기준을 맞춰야 수출을 할 수 있는 식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맞춰야 할 (이에스지) 기준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스지 경영을 평가해 등급을 매기고 여기에 맞춰 투자가 이뤄지는 현실 아닌가.”

이 파트너는 “코로나19 때문에 기후변화 위기감이 훨씬 앞당겨 체감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에스지 중 환경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이들은 곧 투자자이자 직원이라 기업 쪽에선 이런 흐름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바뀌고 있는 게 보인다. 특히 2030세대에선 가치 지향 소비가 훨씬 뚜렷하다고 느낀다. 비교적 풍요롭게 살아온 세대인 데다 직장에서도 점점 중추 역할을 맡아 자본력을 키우고 있다. 그에 반해 환경 이슈 같은 걸 볼 때 미래는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행동에 나설 동기가 큰 편이다.”

그는 이런 배경 때문에 “청년 세대에선 ‘가격이 비싸도 가치가 있다면 (제품을 사) 쓸 수 있다’는 생각이 훨씬 강하며 기업 쪽에선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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