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환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관련 손실의 후폭풍이 주식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키코에 가입했다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상장기업 수가 70개를 넘어섰다. 상장사 가운데 키코 관련 손실로 자본 잠식 규모가 클 경우 상장 지속 여부도 불투명하게 됐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 10일까지 올해 6월 말과 9월 말을 기준으로 키코에 가입해 자기자본의 5% 이상(코스닥시장은 10% 이상)의 손실을 냈다고 공시한 상장사는 모두 74곳이다.
특히 7월 이후 3분기에만 18개의 상장사가 통화옵션상품 투자로 큰 손실을 입었다고 공시했고, 이 가운데 8개 기업은 통화옵션상품 가입으로 발생한 손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런 상장사들의 키코 관련 대규모 손실은 상장 여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현행 규정상 2반기 연속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거나, 회계연도 말 사업보고서에서 전액 자본잠식인 상장사는 상장폐지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 기준으로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경우는 아이디에이치와 우수씨앤에스 두곳에 그치지만, 6월 말 달러당 1050원선이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넘나 들면서 키코 투자기업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