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한국 경제가 예상대로 22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분기별로 보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은 1830조5802억원으로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6%)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이후 세번째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0.8%)에도 플러스 성장을 했다.
지난 한 해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정부 부문 기여도가 1.0%포인트였고, 민간 부문은 -2.0%포인트로 나타났다. 정부가 확장 재정정책을 펼치며 경기 하강을 막는데 전력투구했지만 민간부문 침체로 역성장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코로나19로 민간소비가 5% 감소했고 수출은 2.5% 줄었다. 정부소비는 5% 늘고 설비투자는 6.8%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1.0%)과 서비스업(-1.2%)이 감소로 돌아섰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유가 하락 등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0.3% 감소해 지디피 성장률을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1.1%(전기 대비) 증가했다. 3분기(2.1%)에는 못미치지만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5.2% 증가했다. 반면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각각 1.7%, 0.4% 줄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어 2.1%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2.8% 성장했고 서비스업은 숙박음식업, 운수업 등이 감소했지만 정보통신업,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어 0.4%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은 교역조건 악화로 지디피 증가율보다 낮은 0.7% 느는데 그쳤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