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코에서는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이 아닌 12월 5일에 흰 수염을 기른 미쿨라쉬(체코어로 성 니콜라스)가 주교들이 입는 흰색 예복을 입고 아이들을 찾아다닌다. 일반적으로 미쿨라쉬는 천사와 악마를 동반한다. 아이들이 한 해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평가해 착한 아이에겐 선물을 주고 나쁜 아이에겐 자루에 넣어 지옥으로 데려가겠다고 위협한다. 지옥으로 가는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이들은 시를 낭송하거나 노래를 부르면 된다. 아이들은 선물을 받는 즐거움과 (친근하게) 겁을 주는 긴장감을 모두 경험하게 된다.
이 전통은 400년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쿨라쉬와 천사, 악마 일행은 사전에 미리 좋은 아이와 나쁜 아이의 목록을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서로 알고 지내는 작은 마을에선 서너명이 자원봉사를 하여 미쿨라쉬 일행에게 목록을 전한다. 미쿨라쉬 일행이 가정을 방문하면 음식이나 술을 대접 받곤 하는데 그래서 마지막 가정을 방문할 때쯤엔 미쿨라쉬와 천사와 악마는 꽤 취해있을 수도 있다고.
프라하 같은 대도시에서는 12월 5일 해가 진 뒤에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크리스마스 장터에 나가 미쿨라쉬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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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