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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 재개발’ 영국 리버풀, 세계유산 자격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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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7-22 09:54
수정 2021-07-23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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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 주변 거주지·상업시설 등 건축
“역사적 가치, 돌이킬 수 없이 손상”

영국 리버풀 항구 주변 경관. 리버풀은 항구 주변을 대대적으로 재개발하다가 2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격을 박탈당했다. 리버풀/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북서부 도시 리버풀이 항구 주변에 축구장과 주거 시설을 건설하는 등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벌여,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 보도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중국 푸저우에서 개최한 제44차 회의에서 ‘리버풀 해양 무역 도시’를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유산위원회는 2004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리버풀 항구 주변이 재개발되면서 이 지역의 보편적 가치가 돌이킬 수 없이 손상됐다고 지정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유네스코는 2012년 리버풀의 도심 재개발로 도심 경관이 심하게 바뀌고 항구 주변의 역사적 가치가 훼손된다며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으로 분류한 바 있다.

지난 50년 동안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격을 박탈당한 곳은 오만의 고대 유적지인 ‘아라비아 오릭스 보호구역’(2007년),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2009년)에 이어 리버풀이 세번째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18~19세기 세계 무역 중심지였던 리버풀은 영국 무역의 힘을 상징하는 한편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는 점이 인정돼 2004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2012년부터 도심 항구 주변에 2만가구 이상의 주거지와 상업 시설을 건축하는 55억파운드(약 8조6천억원) 규모의 재개발 사업이 진행됐다.

유네스코는 세계의 문화·자연유산 가운데 51곳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상태다. 여기에는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중심부, 이스라엘 예루살렘 옛 도심과 같은 문화유산과 케냐의 투르카나호수 국립공원, 온두라스의 리오플라타노 생물권보호지역 등 자연보호지역이 포함되어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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