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5시33분 일본 간사이 지방의 땅이 요란하게 흔들렸다. 강진이었다. 진원인 오사카 서쪽 효고현의 아와지 섬에선 진도가 6으로 계측됐고 가가와현, 도쿠시마현, 오사카부 등에서는 5로 계측됐다. 아와지 섬에서는 학교 운동장이 갈라지고 건물들에 금이 갔다. 크고작은 여전도 10차례 넘게 이어졌다. 1995년 고베 대지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지진이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의 규모를 매그니튜드(M) 6.3이라고 발표했다. 고베 대지진(M 7.3)에 견주면 지진 에너지의 규모는 32분의 1에 그친다. 그러나 진원의 깊이가 15㎞로 그리 깊지 않아 진동이 컸다. 간사이 지방에서 최대 진도 6급의 지진이 일어난 것은 고베 대지진 이후 처음이었다. 이번 지진으로 중상자 7명을 포함해 23명이 다쳤다. 건물은 1200여채가 일부 파손됐다. 고베 대지진 때는 6434명이 죽고 4만4000여명이 다쳤으며, 건물이 64만채가량 피해를 입은 바 있다. 고베 대지진은 아와지 섬 북쪽에서 일어났고 이번 지진은 섬의 중앙부에서 일어났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18년 전 일어난 고베 대지진의 여진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고베 대지진의 경우 지반이 수평 방향으로 움직이는 횡단층이었으나, 이번 지진은 상하로 움직이는 역단층이어서 발생 메카니즘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활단층에서 일어났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는 M 7.0 이상의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전국 100여곳의 활단층을 확인하고 경계해왔다. 2010년부터는 M 6.8 이상의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활단층으로 경계 대상을 확대했다. 하지만 고베 대지진 이후 지금까지 일어난 M 6.0 이상급 주요 지진은 14차례 모두 ‘미지의 활단층’에서 일어났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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