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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 ‘지진계’ 고장 반년 이상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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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2-23 14:03
수정 2021-02-24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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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규모 7.3’ 강진 데이터 확보 못 해
후쿠시마 수산물 허용한도 5배 방사성 물질 검출도

일본 도쿄전력 직원이 21일 후쿠시마현의 제1 원전의 원자로 격납용기 옆에서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오쿠마/AFP 연합뉴스
도쿄전력이 대규모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후쿠시마원전) 3호기에 설치한 지진계 2대가 지난해부터 고장 난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방치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최근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이 원전 3호기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아사히신문>은 “22일 열린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회의에서 한 위원의 질문에 도쿄전력이 답하는 과정에서 지진계가 고장 난 채로 방치돼 있었다는 것이 알려졌다”고 23일 보도했다.

위원회는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 영향으로 3호기 원자로 건물 등의 내진성이 떨어진다며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5, 6호기에만 있던 지진계의 추가 설치를 권고했다. 후쿠시마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은 지난해 3월 3호기 1층과 5층에 각각 지진계를 설치했다. 하지만 1층 지진계는 지난해 7월 폭우로 침수되면서 고장 났고, 5층 지진계는 지난해 10월부터 측정 데이터에 오류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도쿄전력은 고장 난 지진계를 반년 넘게 방치해왔으며, 전날 원자력규제위원회 질의 과정에서 이 사실이 드러났다. 도쿄전력은 지난 13일 후쿠시마 강진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지진계 고장 사실을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향후 지진 대책으로 중요하게 사용할 3호기의 흔들림 기록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위원회는 도쿄전력의 대응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도쿄전력은 지진계 수리가 늦어진 데 대해 “오류가 발생한 원인 분석에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앞서 도쿄전력은 지난 13일 강진으로 후쿠시마원전 부지 내 보관 중인 오염수 저장 탱크 중 애초 위치에서 이탈한 탱크가 있는 것을 이튿날 확인하고도 지진 발생 5일 후 공개해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원전은 가동이 중단된 채 9년 넘게 폐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체 6기 가운데 1~4호기 원자로가 지진해일(쓰나미) 피해를 보았고, 1~3호기에서 노심용융(멜트다운)과 폭발이 일어나 원자로 건물이 크게 손상된 상태다.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지난 22일 잡힌 조피볼락(우럭)에서 1㎏당 5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보도했다. NHK 갈무리
한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지난 22일 잡힌 조피볼락(우럭)에서 1㎏당 5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정한 식품 허용 한도(1㎏당 100㏃)의 5배,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 자체 기준(㎏당 50㏃)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후쿠시마 수산물에서 기준을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은 지난 2019년 2월 이후 2년만이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조피볼락의 출하를 중단하기로 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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