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지율 하락은 “야당·프레임 탓”, 대통령도 그리 보나

등록 2022-08-04 18:18
수정 2022-08-05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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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달 20일 ‘국민제안 심사위원회’ 출범과 관련해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4일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여소야대’ 상황과 일부 야당의 악의적인 공격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순애·이상민 장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부터 건진법사 의혹, 김건희 여사 관련 업체의 관저 공사 수주 의혹까지 최근 논란들을 온통 ‘프레임 탓’으로 보는 인식이 어처구니없고 놀랍다. 대통령도 같은 생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강 수석은 <와이티엔>(YTN)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미 동맹 복원, 탈원전 폐기, 청와대 개방, 노동·연금 개혁 등을 거론하면서 “(이런) 각종 개혁 조치를 추진할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데, 여소야대 상황이 만만치 않고, 일부 야당에서는 이런 부분을 악의적 프레임으로 공격”해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일부 야당의 악의적 프레임’이라는 표현을 반복해 강조했다. 한마디로 민주당의 적대적인 공격과 비판에 국민이 휘둘려서 지지율이 낮아졌다는 식의 주장을 편 것이다.

이런 말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갤럽 여론조사만 봐도, 지지율 하락은 전적으로 대통령과 정부가 자초한 일이다. 편중·오기 인사, 경험과 자질 부족·무능함,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 독단적·일방적 행태 등이 부정 평가의 주요인으로 나와 있다.

강 수석이 경찰국 신설과 ‘만 5살 입학’을 무리하게 밀어붙여 국민적 비판을 받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순애 교육부 장관에 대해 “야당이 가장 싫어하는 개혁 과제를 본격 추진했다”며 되레 평가한 건 ‘궤변’에 가깝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건진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와 사적 인연이 있는 건설업체의 대통령 관저 공사 참여 논란에 대해 각각 “어떤 정부, 어떤 선거에서도 나타나는 현상”, “그 업체가 어떤 업체냐는 절대적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최소한의 정무감각조차 있는지 의심케 한다.

윤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 ‘국민과 직접 소통’을 강조하면서 시민사회수석실을 확대·개편하기로 하고, 강 수석을 책임자로 앉혔다. 그렇게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이 사사건건 국민 여론을 거스르는 적반하장식 발언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앞서 대통령실의 사적 인연 채용이 논란이 됐을 때에도 ‘엽관제’를 들먹이며 반박에 앞장선 바 있다. 대통령실 인식이 이렇다면 앞으로도 지지율 반등은커녕 국가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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