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넷 개인정보 침해 법적제재 ‘외국기업은 0건’

등록 2018-10-12 20:37
수정 2018-10-1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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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정감사]
최근 3년간 국내기업은 401건
페이스북 유출 조사도 지지부진
방통위 “제도 보완·인력 충원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내외 인터넷 사업자의 위법 행위와 관련해 외국 사업자의 제재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공개한 ‘개인정보 침해사건 관련 국내외 인터넷 기업에 대한 제재’ 자료를 보면, 인터넷 기업이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9월) 개인정보 침해사건으로 과징금·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받은 건수는 401건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모두 한국 기업이고 국외 사업자는 한곳도 없다.

방통위는 지난 4월 초 페이스북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건과 관련한 실태점검을 하고 있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페이스북 쪽에서 두차례에 걸쳐 자료 제출만 받았을 뿐이다. 페이스북은 올해 초 영국 데이터 분석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8500만명의 사용자 정보를 넘긴 정황이 드러나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페이스북은 한국 이용자 8만6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방통위는 현재 페이스북이 통화·문자정보를 수집할 때 이용자의 동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것이 적절한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지만 현재까지 기초자료만 받은 채 추가 조처에는 나서지 않은 상태다.

반면, 방통위가 국내 기업을 조사할 경우엔 개인정보 유출사고 인지 시점부터 방통위의 과징금 부과 결정까지 보통 6개월 이내, 길어도 1년 내로 마무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16년 개인정보 2500만건을 유출해 과징금 44억8000만원의 처분을 받은 인터파크의 경우 조사부터 과징금 부과까지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방통위는 국외 사업자 조사와 관련해 “본사가 외국에 있고 언어가 달라 시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2011년 애플이 일부 이용자가 동의를 철회했는데도 위치정보를 수집한 데 대해 방통위는 조사 착수 넉달 만에 과태료 300만원을 애플에 부과했고, 애플 미국 본사 현장 점검도 실시했다.

방통위는 제도 보완과 조사 인력 충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집행력 확보를 위해선 ‘국외이전 중단 명령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한다. 개인정보가 국외로 이전되기 전, 이용자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 ‘국외이전 중단 명령’을 내리고 이행하지 않으면 벌칙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방통위에 국외 조사 인력이 2명에 불과하고, 외국 기업들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철희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사고는 국내외 기업 가릴 것 없이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방통위가 공정한 제재 적용 의지를 갖고 국외 기업에 대한 집행력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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