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지난 밤 쏟아진 집중호우로 세 명이 숨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다세대주택 현장을 찾아 침수피해지역 현장 점검에 나섰다. 지난 8일 밤 이 주택 반지하층에 살고 있는 자매 ㄱ(47)씨와 ㄴ(46)씨, ㄴ씨의 딸(13)이 숨진 채로 발견됐는데, 이들은 밤 9시께부터 이 일대에 갑자기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ㄴ씨는 전날 같은 건물 2층에 사는 지인에게 침수 신고를 요청했고 지인은 같은 날 오후 9시쯤 경찰에 신고했지만, 배수 작업 후 가족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윤 대통령은 9일 이진복 정무수석,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함께 일가족 3명이 사망한 관악구 신림동 다세대 주택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장 반지하 창문 앞에 쪼그려 앉아 최태영 소방재난본부장을 향해 “(숨진) 모녀 중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하셨나” “사고가 몇 시에 일어났나” 등을 물었다. 최 본부장은 “22시쯤에 일어났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은 이에 “주무시다 그랬구나”라고 안타까워했다. 최 본부장은 “물이 상당히 밀려들다 보니 문을 못 열고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웃 주민들이 “15분만에 물이 차 올랐다”고 호소하자 윤 대통령은 “하천 후 관리가 문제”라며 “신림동 고지대면 지하라도 괜찮은데, 저지대이다 보니 도림천이 범람되면 수위가 올라가면 바로 직격탄을 맞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어제 엄청난 것이, 서초동에 제가 사는 아파트가 전체적으로 좀 언덕에 있는 아파트인데도 1층에 물이 들어와 침수될 정도”라며 “퇴근하면서 보니 벌써 다른 아파트들이,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벌써 침수가 시작되더라”고 덧붙였다.

지난 밤 자택에 머물며 비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오전 출근시간 조정 등을 긴급 지시한 윤 대통령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집중호우 대처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애초 윤 대통령은 8일 오후 중대본을 방문하려 했으나, 자택 주변 도로가 막혀 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자택에 머물며 피해 상황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9일 침수피해지역 점검에 나선 서울 관악구 신림동 현장의 사진을 모아본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