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로비드 투약 엿새간 109명…계획보다 처방량 적은 까닭은?

등록 2022-01-21 16:59
수정 2022-01-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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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이 제한적인 반면, 금기약물 범위 넓어
정부 “투약 연령 60살 이상으로 대폭 확대”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 알약 ‘팍스로비드’. AFP 연합뉴스

“8명에게 팍스로비드 처방을 내렸는데 1명은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스타틴제재(고지혈증약)를 먹고 있어 복용을 중단하고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라고 했고, 1명은 팍스로비드 투약을 거부했다.”

경기도 성남시의료원 채윤태 감염내과 전문의는 지난 19일 먹는 코로나19 치료약 팍스로비드 투약 현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성남시의료원 재택치료센터에서 관리하는 재택치료 환자는 지난주 초 100명 초반까지 줄었다가, 확진자 증가와 더불어 현재는 250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팍스로비드 처방이 시작된 14일부터 19일 오후까지 팍스로비드 처방은 7명에 그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1일 브리핑에서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확진자 109명에 대해 팍스로비드를 처방했다고 밝혔다. 앞서 하루 1천명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도록 치료약을 준비한다고 밝힌 것과 견주면 크게 못 미친다.

처방량이 적은 이유는 투약 대상이 재택치료 중인 65살 이상 및 면역저하자로 지나치게 제한적인 반면, 병용 금기약물의 범위는 넓은 탓이다. 팍스로비드와 병용이 금지된 약물 28개 가운데 고지혈증에 사용하는 스타틴제제, 전립선 약으로 쓰는 아팔루타마이드·알푸조신은 고령인구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정부는 고혈압·당뇨 등 고령층에 많은 기저질환자도 병용 금기약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정부는 팍스로비드 처방량을 늘리기 위해 투약 대상을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투약 연령을 65살에서 60살 이상으로 낮추고 요양병원, 요양시설, 감염병 전담병원까지 공급기관을 넓히겠다”고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60살 이상 및 면역저하자에 대해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계획이다.

정부가 팍스로비드를 정밀한 검토 없이 서둘러 도입했고, 도입비용 대비 효과 분석도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이동근 국장은 “팍스로비드에 포함된 리토나비르를 에이즈 환자가 복용하면 살메테롤(천식)·베네토클락스(항암제)를 함께 처방할 수 없다”며 “그런데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병용 금기약물에는 이들 약물이 포함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질병관리청과 화이자에 질의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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