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과학방역’ 자문위, 대통령 직속 아닌 총리 산하 설치 검토

등록 2022-05-18 17:48
수정 2022-05-1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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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100일 로드맵’서 대통령 직속 기구로 제시
대통령 직접 관리 어려워…중대본 체계에 맞출 듯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1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연일 강조해온 ‘과학 방역’을 조언할 의학·과학 전문가 중심 자문위원회 구성에 나선다.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하겠다는 애초 계획과 달리, 지금까지 방역정책을 자문해 온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처럼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문재인 정부가 전문가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여론을 보고 정무적 판단을 한다'며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폐지하고 ‘대통령 직속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기구’를 신설하기로 한 바 있다.

18일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복지부 2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새 정부 출범 100일 내에 과학 방역 체계를 신속히 마련하겠다”며 “우선 전문가 중심의 독립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전문가 중심 위원회를 국무총리실과 질병관리청에 두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은 인수위가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에서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기구’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설치하겠다고 밝힌 것과 차이가 있다.

자문기구를 대통령이 아닌 총리 아래로 두는 쪽으로 방향을 튼 건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감염병 관련 위원회는 성격상 자주 회의를 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이를 직접 관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대통령이 전문가 위원회를 주재하면 총리나 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 장관이 주재하는 중대본 체계와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질병청 산하에 설치된 ‘감염병 위기관리 전문위원회’를 강화하는 방향이다. 평소에는 다양한 감염병을 다루다 코로나19와 같은 심각한 감염병 위기 상황에선 ‘총리 산하’로 승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지금도 감염병 위기관리 전문위가 방역과 관련해 의견을 내고 있다. 다만 질병청에 설치돼 있어 범정부 차원 의사결정 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까닭에 위상을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방향의 전문가 중심 위원회가 총리 산하에 설치되면, 정부 내 위치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폐지하겠다고 밝힌 일상회복지원위원회와 같다. 새 정부 위원회와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차이에 대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기존 위원회엔 감염병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경제·교육·문화 전문가들이 상당 부분 합류했다”며 “전문가 위원회는 의·과학 영역 전문가들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확진자 의무 격리 해제 등이 시행되는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체계 ‘안착기’ 전환을 애초 예정된 23일에서 한달간 늦출지, 무기한 연장할지 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답을 정하지 않고 여러 의견을 들은 뒤 20일 중대본 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착기로 전환되면 코로나 확진자도 다른 질병 환자처럼 건강보험에서 부담하지 않는 본인부담금을 내야 한다. 현재는 코로나 치료비 가운데 환자 본인부담금을 정부(국가·지자체 공동 부담)가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선 안착기에도 치료비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향 반장은 “입원 치료는 환자 중증도에 따라 부담이 클 수 있다”며 “본인부담금 지원 부분은 안착기로 가더라도 좀 더 현행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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