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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등록금 반환 소송’에 “장학금 안 준다”며 학생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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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14 13:51
수정 2020-08-15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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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넷 “대학의 부당한 소송 취하 압박”

상반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세종시에서 150㎞를 행진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지난 6월20일 오후 국회를 향해 서울 영등포로터리를 지나가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일부 대학들이 전체 학생들에게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지급하면서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에 참여한 학생들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소송을 취하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경북대의 ‘코로나19 특별장학금 지급 안내’를 보면, 이 대학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학기 학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납부한 등록금의 10%를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한다”면서도 “등록금 반환 소송 참여 학생은 제외”라고 못박았다. 특별장학금은 전액 장학금 수혜자나 1학기 휴학·제적·자퇴한 경우 등이 아니라면 모든 학생들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데,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학생들에게만 불이익을 준 것이다. 그 대신 경북대는 “특별장학금 지급대상자 확정일인 8월14일까지 소 취하를 하는 경우 특별장학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학습권 피해’ 논란이 불거진 뒤 지난 5월 전국 42개 대학에서 학생 3500여명이 각 대학과 교육부를 상대로 “사립대는 100만원, 국공립대는 50만원어치의 등록금을 반환하라”는 집단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경북대에서는 140여명이 소송에 참여했는데, 대학이 특별장학금 지급을 앞세워 ‘소송을 취하하라’고 이들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실제로 이번 일을 계기로 일부 학생들은 소송을 취하할 것으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와 소송 대리인인 박서현 변호사는 경북대처럼 코로나19 특별장학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소송 취하를 압박하는 대학이 10여군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박 변호사는 “소송을 제기한 학생이 적은 대학의 경우 대학본부 등에서 학생들에게 연락을 돌려 소송을 취하하도록 압박·회유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해지 전대넷 집행위원장은 “실제로 100여명이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혀온 상태”라며, “이처럼 대학의 부당한 ‘소송 취하’ 압박에 대해 조만간 공론화하여 책임을 따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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