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러시아인이 푸틴은 아닙니다”…‘전쟁 반대’ 외친 재한 러시아인들

등록 2022-02-28 09:24
수정 2022-02-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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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7일 서울 보신각 집회현장에 모인 러시아인들

27일 오후 국내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전쟁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서혜미 기자
“전쟁을 시작한 날에는 잠도 안 오고 계속 눈물이 나왔어요. 아무나 죽을 수 있는 게 전쟁인데…. 뉴스를 보는 것도 힘들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힘들게 숨어있는 것도 마음이 아파요. 일반 러시아 사람들은 전쟁을 반대해요.”

강원도 강릉에서 유학 중인 러시아인 카리나(29)는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까지 케이티엑스(KTX)를 타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날 오후에 재한 러시아인들이 주최하는 반전‧우크라이나 지지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 <한겨레>가 만난 재한 러시아인들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친인척‧친구가 살고 있기도 한 우크라이나가 겪는 고통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들은 “모든 러시아인들이 푸틴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핀테크 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한 러시아인(27)은 “제 할아버지가 우크라이나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러시아 사람이 모두 전쟁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에서 번역 일을 하는 알리사(31)도 “21세기에 전쟁이 시작된다는 것은 정말 말이 되지 않는다. 러시아의 이름으로 그런 전쟁을 시작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국내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전쟁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서혜미 기자
이들은 전쟁이 자국민에게 미칠 파괴적인 영향도 우려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러시아인(40)은 “젊은 군인들은 푸틴의 대의를 위해 죽고, 많은 나라들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나라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의 실수와 범죄로 시민들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전쟁의 결과가 정말 두렵다”고 말했다. 유학생 다비도바 엘리자베타(20)도 “푸틴의 정책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고통에 빠뜨릴 것이므로 전쟁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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