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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호 판사의 탄핵을 요구합니다” 국민청원, 하루 만에 22만명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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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09 15:42
수정 2021-06-10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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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소송 각하 판결 이후 논란 ‘계속’
“판사가 일본 극우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했다” 비판

청와대 누리집 국민청원 게시판 화면 갈무리.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각하한 김양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탄핵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2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구권협정으로 얻은 외화는 ‘한강의 기적’이라 평가되는 경제성장에 기여했다”며 비법률적인 내용까지 언급한 판결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반국가, 반민족적 판결을 내린 판사의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 9일 오후까지 22만여 명이 동의했다. 게시 하루 만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부의 공식 답변 대상이 됐다.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판사가 근거로 제시한 청구권 소멸론은 일본 극우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판사는 자신의 판결이 판사로서의 양심과 법조문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임을 드러내기까지 했다”며 “국헌을 준수하고, 민족적 양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해당 판사를 즉각 탄핵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재판장 김양호)는 강제노역 피해자 송아무개씨 등 85명이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등 전범 기업 16곳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1965년 박정희 정부가 체결한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피해자 개인 간 손해배상이 해결됐다는 점 등을 각하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청구권협정으로 얻은 외화는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고 평가되는 세계 경제사에 기록되는 눈부신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고 언급하는 등 판결의 법리적 근거와 무관한 사안을 언급해 비판이 일었다. 피해자들이 승소할 경우 “국제적으로 초래될 수 있는 역효과”가 우려된다거나, “문명국으로서의 위신은 바닥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등의 표현을 쓰기도 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재판 결과에 대해 “말문이 막힌다”, “한국 판사와 한국 법원이 맞느냐”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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