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3점슛 장인’ 스테픈 커리(34)가 올스타전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커리는 21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로킷모기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71번째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 ‘팀 르브론’ 소속으로 출전해 팀의 3점 차(163-160) 승리를 이끌며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슈터의 손은 뜨거웠다. 커리는 이날 경기에서 3점슛만 16개를 성공시키며 홀로 50점을 뽑아냈다. 2016년 폴 조지가 기록한 올스타전 단일경기 최다 3점슛(9개) 기록과 팀 동료 클레이 톰슨이 2018년 세운 정규리그 단일경기 최다 3점슛(14개)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절정은 3쿼터였다. 3쿼터에서만 커리는 3점슛 6개(올스타전 단일 쿼터 최다 3점슛 기록)를 성공시켰다. 3쿼터 중반에는 3점슛 세 개를 연달아 꽂아넣으며 장내 모든 사람의 입이 떡 벌어지게 했다. 이 중 두 개는 3점슛 라인에서 한참 떨어져 하프라인 로고를 밟은 채 던지는 ‘딥 쓰리샷’이었다. 커리는 슛을 쏘아올린 뒤 성공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뒤를 돌아 관중에게 “들어갔어?”라고 물어보는 ‘노룩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등 완벽에 가까운 슛 감각을 뽐냈다.

커리는 시즌 초 레이 알렌의 개인 통산 최다 3점슛 기록(2973개)을 500경기나 앞서 단축하며 역대 최고의 자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1월에는 ‘데뷔 후 최악의 부진’ 소리가 나올 만큼 슛감이 좋지 않았다.
2월 들어 서서히 기량을 회복한 그는 별들의 잔치에서 별 중의 별로 자리매김하며 미국프로농구 75주년 올스타 최우수선수를 위해 특별 제작된 ‘코비 브라이언트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이날 경기의 유력한 엠브이피 후보로 뽑혔던 팀 르브론의 야니스 아테토쿤보(28)는 30득점 12리바운드, 팀 듀란트의 조엘 엠비드는 36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커리에게 밀렸다.

161-160으로 팽팽하게 흘러가던 경기는 4쿼터 ‘타깃 스코어(163)’까지 딱 2점을 남긴 상황에서 팀 르브론의 주장 르브론 제임스(38)가 직접 터닝슛을 던져넣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르브론은 친정 클리블랜드에서 올스타팀 주장으로 5연속 승리라는 값진 기록을 새겼다. 미국프로농구 올스타전은 3쿼터까지 앞선 팀의 득점에 24점을 더해, 4쿼터에서 이 ‘타깃 스코어’에 먼저 도달하는 팀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소문난 만큼 먹을 것도 많았던 잔치를 뒤로하고 미국프로농구는 오는 25일부터 후반기 일정을 재개한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