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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천주교 신자수 증가폭 70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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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13 13:42
수정 2021-04-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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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 발표

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지난 3월10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황 선출 기념 미사를 열어 신자들에게 성체를 나눠주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대면 미사가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한국 천주교회 신자 수 증가율이 거의 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13일 낸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을 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전국 16개 교구가 집계한 신자 수는 592만3300명으로 전년보다 0.15%(8631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18년 0.9%, 2019년 0.8%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2020년 신자 수 증가율은 통계 집계가 어려웠던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때를 제외하고 1954년을 첫 기준으로 삼았을 때 거의 70년 만에 최저치로 볼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총인구(5297만4563명) 대비 가톨릭 신자 비율은 11.2%였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 총인구가 줄어들고 코로나19 상황임에도 가톨릭 신자 수는 8천여명이 늘어났고, 총인구에서 점유하는 비율도 11.1%에서 11.2%로 증가해 천주교만의 특별한 감소세라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세례를 받은 사람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세례를 받은 사람은 3만285명으로 전년 8만1039명보다 62.6% 감소했다. 모든 교구에서 60% 안팎의 감소율을 보인 가운데, 국방부 지침에 따라 방역수칙이 가장 엄격하게 적용된 군종교구는 신규 세례자 수가 전년보다 78.7%나 줄었다.

지난해 혼인성사를 받은 경우는 7915건으로 전년 1만3878건보다 43% 감소했다. 이밖에 견진성사 -61.4%, 병자성사 -43.5%, 고해성사 -54.8%, 첫영성체 -53.9%로 모두 전년보다 줄었다.

2020년 통계에서 주일미사 참여자 수를 집계하진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공동체 미사 유보나 참례자수 제한 조치가 있었고, 같은 교구 안에서도 지역별로 조치사항이 달라 집계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주교회의 쪽은 설명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미사에서 이뤄지는 예식인 영성체 횟수가 3764만3389회로 전년 8811만6793회보다 57% 감소한 것을 미뤄볼 때, 코로나19가 미사를 비롯한 신앙생활에 큰 지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이번 통계에 덧붙인 ‘사목적 시사점’이라는 글을 통해 “대면 중심으로 이뤄지는 성사 전례가 코로나19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티브이(TV)나 유튜브를 통한 미사 시청은 급증했다. 작년 3월 초부터 연말까지 가톨릭평화방송 티브이 주일미사 평균 시청률은 0.187%로, 2019년도 0.03%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평화방송 유튜브 주일미사 조회수는 250만1274회로 무려 555%나 증가했다. 연구소 쪽은 “코로나19로 주일미사 참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많은 신자가 평화방송의 텔레비전과 유튜브 미사를 통해 성찬례 참여의 열망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고 분석했다.

성직자 수는 추기경 2명을 포함해 주교 40명, 신부 5538명(한국인 5382명·외국인 156명) 등 총 5578명이었다. 전년 5522명보다 56명 늘었다. 현장 사목에 집중하는 교구 신부(4582명)의 연령 분포는 40∼44살 비율이 15%, 45∼49살 14.9%, 50∼54살 12.8% 등의 순이었다. 이는 전년도 연령 분포 순서(45∼49살 > 40∼44살 > 35∼39살)와 비교해봤을 때 신부 연령층이 고령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 성직자로 볼 수 있는 신학생 수는 1209명으로, 전년보다 28명(2.3%) 줄었다. 입학생 수도 139명에 그쳐 전년보다 6명(4.1%) 감소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매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전국 16개 교구, 7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169개 남녀 수도회·선교회·재속회 현황을 전수조사한 자료다. 현행 통계는 세례 대장과 교적을 근거로 하므로, 응답자가 스스로 종교를 선택하고 응답하는 방식의 국가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와 다를 수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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