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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에스케이텔레콤(SKT)의 한 대리점 앞에서 사람들이 안내문을 보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28일 에스케이텔레콤(SKT)의 한 대리점 앞에서 사람들이 안내문을 보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해킹 피해를 우려한 에스케이(SK)텔레콤 가입자들이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 교체를 위해 연일 대리점 앞에 긴 줄을 서고 있는 가운데 “직접 택배로 발송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위약금 때문에 다른 통신사로 번호 이동이 어려운 가입자들을 위해 “위약금을 면제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해킹 공격으로 유출된 에스케이텔레콤의 정보가 최대 9.7기가바이트(GB) 분량이라고 밝히며 에스케이텔레콤을 향해 “하루빨리 더 많은 양의 유심을 확보해 택배 운송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고 번호이동을 원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위약금 면제 등 실질적 피해 구제 대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도 28일 성명을 내어 “에스케이텔레콤은 각 가정에 유심 카드를 직접 택배로 신속히 발송하고 방문이 어려운 고객도 빠짐없이 교체 받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교체·택배 교체’ 체계를 즉각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번호 이동을 희망하는 피해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위약금 부담 때문에 이동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에스케이텔레콤은 모든 가입자에게 위약금 없는 자유로운 번호 이동을 즉각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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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으로 가입자 개인정보가 유출된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유심 무상 교체를 시작한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의 한 대리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해킹으로 가입자 개인정보가 유출된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유심 무상 교체를 시작한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의 한 대리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들은 이와 함께 “이번 해킹은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국민 정보 주권과 통신 생태계 신뢰 전체를 흔드는 국가적 위기”라며 “에스케이텔레콤과 정부는 국민 불안 해소와 실질적 피해 구제를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시행하고 전면적 재발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은 28일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가입자가 직접 대리점에 방문해야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유심 재고가 크게 부족해 가입자들은 매장을 찾았다가 헛걸음만 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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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들은 이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엑스(X·옛 트위터)에 “피해를 (내가) 봤는데 왜 내가 예약 신청해서 시간을 내서 대리점을 방문해야 되냐”며 택배로 보낼 것을 촉구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통신사에 이렇게 큰 잘못이 생기면 위약금 없이 약정을 해지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라며 답답해했다. 앞서 2023년 가입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났던 엘지(LG)유플러스에서 택배 발송 신청을 받았던 전례를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